선생님(2)
선생님(2)
(전편에서 계속)
그때 결심하였네! 나는 이 다음에 크면 꼭 선생님이 되겠다고! 그리고 가난한 집의 아이들을 더 많은 사랑으로 가르치겠노라! 고 그래서 나는 선생(先生)이 되었고 부잣집 아이들 보다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았고 사랑으로 가르쳤다고 생각하고 있다네!” “선생님 마음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적에는 무척 힘들고 어려웠던 1960년대 시절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집이 가난하여 가끔은 밥을 굶고 학교에 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학교에 가면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선생님이 계셨기에 어떤 일이 있어도 학교는 꼭 나가지 않았습니까?” “헛~헛~헛! 그랬던가? 자네의 웃는 얼굴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 같군 그래! 그 시절에는 선생님들이 매도 많이 때리곤 하였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없다고 하더군!”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선생님들께서 이따금 매를 때리기도 하셨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랑으로 가르쳐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정말 고맙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왜? 평생을 평교사로만 계셨습니까? 다른 선생님들께서는 교감이나 교장 선생님으로 정년하시던데요?” “나도 물론 교감이나 교장으로 발령을 내 주겠다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었다네! 그러나 내 생각으로는 선생이란 교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진정한 의미의 선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네! 그래서 교감으로 발령을 내 주겠다는 제의를 거절하고 마지막까지 평교사로 40년 동안 근무하다 정년 하였다네!”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데 요즘은 무엇을 하고 지내십니까?” “요즘은 나이가 있어 농사도 지을 수 없고 해서 텃밭에 내가 먹을 만큼 약간의 푸성귀를 가꾸기도 하고 또 날씨가 풀리고 시간이 나면 낚시를 다니고 있다네.” “낚시가 힘드실 텐데요.” “낚시라고 해서 고기를 잡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세월을 낚는 거지. 안 그런가? 허! 허! 헛!” “그러면 건강은 어떠십니까?” “내 건강? 자네가 보기에 내 나이가 몇 살이라고 생각되는가?” “제가 보기에는 팔십 세쯤으로 보이는데요!”
“그런가? 그런데 내 나이가 벌써 아흔 두 살이야!” “예~에? 정말 그러세요? 그런데도 이렇게 정정하세요?” “내가 늙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자네 초등학교 졸업한지 몇 년이나 되었는가?” “금년이 43년이 되었네요!” “벌써 그렇게 되었나? 그런데도 자네와 같은 제자들이 선생님! 하고 찾아주니 내가 늙을 이유가 없지 않는가? 더군다나 오늘은 내 외손녀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발령을 받았는데 외손녀에게 선생님이란 잘 사는 집 아이들 보다 못 사는 집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고 보살펴서
그 아이들이 나중에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선생님이 할일이고 의무란다! 그래서 나중에 네가 정년을 하고 집에서 지내고 있을 때 ‘선생님!’하고 찾아주는 제자들이 많이 있는 선생님이야 말로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단다. 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순간 자네가 ‘선생님!’하고 찾아왔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오늘 자네가 나에게 세 가지 고마운 일을 하였네! 첫 번째는 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4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아직도 나를 잊지 않고 찾아주어서 고마웠고
두 번째는 내 외손녀에게 나를 찾아주는 제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서 고마웠고 세 번째는 자네들이 찾아주는 바람에 내가 늙을 수 없는 이유를 마련하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네!”하셨다.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벌써 43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아직까지 그 시절 개구쟁이 어린 제자의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보며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보았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요즘 전남 보성 회천면에서는 지난 1월에 파종하였던 봄 감자 수확이 한창입니다. (회천면 화죽리 09,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