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꿔보세요!"
"생각을 바꿔보세요!”
어제 내린 단비가 메마른 대지위에 생명을 불어 넣었는지 이른 아침부터 들려오는 새들의 아름다운 합창소리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더니 마당 한 귀퉁이에 자리 잡은 철쭉의 꽃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 소담스럽게 올라와 나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다. “진달래와 벚꽃이 피고진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철쭉이 피어나는구나! 이제 계절의 여왕 5월도 며칠 남지 않았으니 여기저기에 봄꽃들의 향연이 시작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우체국에 출근하였다.
오늘은 일반우편물은 배달하지 않는 토요일이기 때문에 택배를 정리하여 전남 보성읍 우산리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잠시 우편차를 세워두고 101동 택배를 가지고 승강기 앞에서 15층 버튼을 누른 후 잠시 서 있는데 젊은 아주머니 한분이 승강기 입구 주위를 걸레로 열심히 닦고 있다 나를 보더니 “아저씨! 수고가 많으시네요! 오늘은 토요일인데도 근무하세요?”하고 묻는다. “토요일은 택배만 배달하기 때문에 근무가 일찍 끝나요. 그런데 왜 사모님께서 청소를 하고 계세요?
아파트 청소하는 분들이 바꿔지셨나요?” “예~에! 엊그제부터 제가 청소를 하고 있는데 정말 힘드네요!”하며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어떤 것이 가장 힘드시나요?” “모든 게 다 그래요! 그렇다고 이제 와서 청소하는 일을 안 한다고 할 수도 없고 걱정이네요!” “사모님! 이 세상에 모든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없어요. 대기업의 총수(總帥)들은 비서들도 있고 경호원까지 두고 있으니 굉장히 편할 것 같지요? 그러나 그분들처럼 힘이 많이 드는 직업도 없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 생각에는 아주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요.” “그분들의 몸은 편할지 몰라도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이거든요. 그룹 총수의 판단에 따라 회사가 흥하기도 하도 망하기도 하니 얼마나 어렵고 힘들겠어요? 우리나라 대우그룹도 한때는 잘 나가는 회사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부도가 나고 결국 회사가 문을 닫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그런 걱정이 없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사모님께서는 제가 보기에 체력의 안배 없이 너무 힘들게 청소를 하시는 것 같아요.
자신의 체력에 맞추어 청소도 천천히 하시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이것이 힘들고 고된 일이다!’라고 생각하시면 더 힘이 들거든요. 그러니까‘내가 청소를 하여 아파트가 깨끗해지니 얼마나 좋은가?’라고 생각하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신다면 훨씬 힘이 덜 드실 겁니다.” “정말 그래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도 걱정이에요.” “무엇이 걱정인데요?” “제가 설마 아파트 청소를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일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저를 쉽게 보지는 않을지 그런 생각이 들면 정말 괴롭고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그것은 걱정일 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아파트를 청소하시는데 왜 사람들이 쉽게 본답니까? 남의 물건을 빼앗는 강도나 도둑질 같은 나쁜 짓을 한다면 몰라도 이것도 하나의 직업인데 쉽게 볼 사람이 어디 있답니까? 그러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또 엄마가 아파트 청소하는 사람이라고 기죽지는 않을지 그런 것도 걱정이 되더라고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런 생각도 드실 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사모님 같은 분들이 안 계신다면 아파트 청소는 누가 하겠습니까? 아파트에 사람이 하나 둘 사는 것도 아닌데 청소도 하지 않고 관리하는 사람도 없다면 금방 더러워져 발도 딛지 못하겠지요? 그런데 사모님 같은 분들이 계시니까 깨끗하고 좋은 아파트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을 아이들에게 잘 이야기하셔서 ‘우리 엄마가 이 세상에서 최고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시면 결코 기죽는 일은 없을 겁니다.”
요즘 전남 보성의 녹차밭에서는 차잎 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