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지껏이 내 껏이여!"

큰가방 2013. 4. 27. 16:31

 

“지 껏이 내 껏이여!”

 

전남 보성 회천면 금광마을 우산각에서“혹시 이 마을에 김영수라는 분 아세요?”하고 묻자 할머니께서“우리 외손지 이름인디 으째 그래?”하셔서 빨간 오토바이 적재함에서 조그만 택배 하나를 꺼내

“이 택배가 어제 도착했는데 마을에서 아무리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어 배달을 못했어요.”

 

“그래~에! 그라문 전화를 잔 해보제!” “그런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계속‘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안내만 나오던데요.” “그라문 내 번호를 적었으까? 지금 내껏이 고장이 나 갖고 우리 손지가 새것으로 보내준다고 그라드만 어지께 암만 집이서 지달려도 택배가 안 오드란께!”

 

“그러면 할머니 이름으로 택배를 보내셔야지 손자의 이름으로 보냈으니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랬어? 나는 그것은 몰르고 속도 읍시 ‘으째 암만 지달려도 안 온다! 오늘은 안 올란갑다!’그라고 있었단께!”하며 택배를 받더니 

 

“그란디 아제! 우리 집이 잔 같이 갔으문 좋것는디!” “혹시 휴대폰 보내준 손자에게 선물 보내시게요?”

“그것이 아니고 우리 손지가 이것을 받으문 아제한테 뭣을 잔 해주라고 부탁하라고 그라든디! 그것이 뭣인가를 모르것네!” “그래요? 그러면 어서 집으로 가보시게요.” 하고

 

댁으로 향하였는데 방에서 이미 고장 난 휴대폰을 가지고 나오더니 “여그서 뭣을 빼 갖고 새 휴대퐁에다 찡기라고 그란든디 그것이 뭣인지 알아?”

“정확히 무엇을 빼서 끼우라는 말은 못 들으셨어요?” “금메! 머시라고 했는디 내가 알 수가 있어야제! ‘그냥 우체국 아제한테 말만 하문 다 알아서 해주껏이요!’그라드란께!”

 

“그랬어요? 그러면 무엇을 빼서 끼우라고 했을까?”곰곰이 생각하다‘안 되겠다!’싶어 사용설명서를 자세히 읽어 보았는데 유심(usim)카드를 빼서 끼우란다.

그래서 고장 난 휴대폰에서 카드를 빼내 새 휴대폰에 끼우고 시작버튼을 눌렀더니 경쾌한 신호음이 들리면서 정상적으로 휴대폰이 작동하기 시작하였다.

 

“할머니 이제 전화는 사용하실 수 있거든요. 그런데 휴대폰 보내준 손자 전화번호는 알고 계세요?” “우리 영수 번호 말이여? 잉! 알고는 있제!”

“그러면 말씀해 보세요.”하였더니 방으로 들어가더니 집 전화를 가지고 나오신다. “아니 손자 휴대폰 번호를 말씀하시라니까 왜 전화기를 가지고 나오세요?” “아이고! 늘근이가 우추고 그것을 외우고 댕기껏이여? 여그 1번을 눌루문 우리 손지한테 전화가 되야!”

 

“할머니! 그것이 아니고 이제 휴대폰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니까 손자에게 전화 한번 해 보시라고 번호를 알려달라는 것이었는데 집 전화를 누르면 어떻게 해요!”

“그래갖고 손지한테 내 휴대퐁으로 전화하라고 그라문 되제 으채!” “그러면 요금은 손자에게 내라고요?” “지 껏이 내 껏이고 내 껏이 지 껏인디 누가 내문 으쨌간디!”

 

"할머니 불 때서 맛있는 것 만드세요?" "아니~이! 무담시 때고 이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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