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돕고 살아야제!"
“서로 돕고 살아야제!”
전남 회천면 화동마을 가운데쯤 집에 조그만 택배 하나를 배달하려고 오토바이를 세우고 “계십니까? 김길영씨 계세요?”하고 집주인을 부르고 있는데 회관 옆에 살고 있는 할머니께서“아제~에! 나잔 보고가~아!”하며 부산하게 걸어오더니
“그란디 그저께는 어째 우리 동네 안 왔다 갓서?”하고 물으신다. “예~에? 그제 여길 안 왔다고요? 저는 그런 적이 없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저는 매일 하루도 안 빠지고 이 마을을 다녀가는데 누가 그러던가요?” “그랬어? 그라문 어지께는 으째 그라고 일찌거니 와따 가부렇서?”
“어제는 택배가 무겁고 큰 게 있어 이 마을을 평소보다 조금 빨리 다녀갔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니~이! 쩌그 끄터리 집 노인이 으디 잔 갖다 올란다고 이것을 우체구 아제가 오문 바쳐주라고 하라 그란디 만날 수가 있어야제!”
“그런데 어제 제가 빨리 왔다 간 줄 어떻게 아셨어요?” “어지께 한 쟁일 지달리고 있었제~에! 그란디 누가 글드만 아까 일찌거니 왔다 가부렇다고!
그 말을 들응께는 을마나 화가 나꺼시여!” “그러셨어요? 미안하게 되었네요. 그런데 왜 화가 나셨는데요?”
“아제도 생각잔 해봐! 한 쟁일 지달린 사람이 왔다 가부렇다고 그라문 화가 안 나것서?” “화가 나실 만도 하네요!
그런데 그게 무엇인데 그렇게 할머니를 화나게 하였을까요?”
“나도 몰라! 즈그들이 하기 성가신께 무담시 나한태 매끼드만 나까지 성가시게 하고 있어!”하며
마을 입구 쪽을 바라보면 눈을 흘기신다. “할머니 누구에게 그렇게 눈을 흘기세요?”하고 물었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내가 은제 눈을 흘겨?”하며
“이것 잔 봐 줘 봐!”하신다. “이것은 저쪽 첫 집 김영순 할머니 댁 전기요금 고지서네요.” “그란디 을마나 나왔어?”
“1만 8천 5백 원이 나왔네요.” “그라문 내가 2만원을 주문 을마가 남어?” “그러면 천 5백 원이 남는데요.”
“그래! 그라문 이것 잔 우체국에다 바쳐다 주문 안 되까?” “예! 그렇게 할게요. 그런데 영수증은 저쪽 김영순 할머니 댁에 가져다 드리면 될까요?”하였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으째 내가 심바람을 시킨디 저짝 집비다가 영수증을 갖다 줄라 그래싸?” “왜요? 고지서를 보니 저쪽 할머니 댁이 맞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내가 그것을 매꼇는디 나를 갖다 줘야제 안 되야!” “할머니께서 심부름 값 많이 드린다고 하던가요?”
“심바람 갑을 준다고?
그것이 아니고 나보고 ‘돈이 천 얼마가 남응께 그것 잘 챙겼다가 나중에 지가 오문 갖다 주라!’고 신신당부를 하드랑께!
그래서 내가‘돈 남어도 째깐 뿐이 안 남구만 그것 나 줘불제 그란다!’고 그랬드니 ‘절대 안 된다!'고 글드랑께!” “그러면 앞으로 그 할머니 심부름은 절대 안하시겠네요.”
“그라문 쓰간디!” “왜요? 그러면 더 해주시게요?” “지도 심바람을 해준께 나도 해 준디 서로 돕고 살아야제! 안 그래?”
"할머니 그게 무엇인가요?" "노인들 신경통에 조타 그래서 들에 가서 잔 캐 갖고 왔는디 마니 썩어부렇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