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화투와 택배

큰가방 2015. 7. 18. 09:03

화투와 택배

 

전남 보성 회천면 마산마을로 접어들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정자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앉아우체구 아자씨! 이루와서 째깐 시였다 가~!”하셔서

빨간 오토바이는 잠시 시원한 그늘에 세워놓고 정자로 다가서며 오늘은 맛있는 음식이라도 있어 저를 부르셨나요?”

 

아따~! 촌에서 맛있는 것이 으디가 있것는가?” “저는 여기에 마을 분들이 모두 계셔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자시고 계신 줄 알았어요.”

맛있는 것은 읍고 씨연한 수박이나 한 쪼각 자시고 가소!”하며 영감님께서 할머니께 얼렁 냉장고에서 수박 잔 내 갖고 와!”하면서도

 

한편으로 화투치는 손길이 분주하게 보였다. “아제! 여그서 째깐 지달리고 있어 잉! 내가 얼렁 회관 냉장고에서 수박 내 갖고 오께!”하며

할머니께서 정자 바로 옆 회관으로 달려가시는데 그란디 요새는 날이 덥고 그랑께 다른 동내서도 이라고 화토치고 그라든가?”

 

마을사람끼리 앉아서 화투 치는 것은 못 보았는데요.” “그래 잉! 그라문 다른 동네는 우리같이 재미가 읍는 동넨갑구만!”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화투치신 분 중 누가 제일 돈을 많이 따셨어요?” “내가 젤로 마니 땃는디 으째 그라요?”

 

많이 따셨으면 개평 좀 주시면 안 될까요?” “멋 주라고 갬팽 주라고? 아이고 돈 10원짜리 내기 화토 친디 갬팽을 주문 을마를 주꺼여?”하더니

! ! ! ! ! !’ 웃음꽃이 만발하였고 은제 한번 내가 돈을 젤로 마니 딴 날 시여봉께 2백 원 따졌데!”하시는

 

영감님 말씀에심심풀이 화투치시는 줄 저도 알아요. 그리고 화투가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틈 날 때마다 많이 치세요.”하는 사이 쟁반위로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 시원한 수박이 나와 한입 베어 물었는데

 

할머니 한분께서 아제! 그란디 오늘 우리 집이 택배 안 왔쓰까?”하고 물으신다. “할머니 댁에 택배가 하나 있는데

지금 여기서 드릴까요?” “그라문 여기서 줘불제 멋할라고 우리 집까지 갖고 갈라 그래싸?” “그게 아니고 택배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날은 무더운데 아무래도 집까지 가지고 가려면 귀찮으니 제가 가져다 드리려고요.” “아이고! 날 더운 것은 다 똑 같제!

우리가 더우문 아제는 안 덥간디! 그랑께 꺽정말고 이리 줘부러!”하셔서 빨간 오토바이 적재함에서 라면박스 3분의 1크기의

 

택배를 꺼내 할머니께 건네 드렸는데 마을사람들이 보더니와따~! 월평떡 집이는 먼 그라고 존 것이 와쓰까?”

그란디 그것은 누가 보낸 거시여?” “이리 잔 내놔 봐~! 머신가 보게!”야단이시다. “누가 보냈으문 멋할라고 그래싸~!”

 

그래도 머신가 봐야제~!” “우체구 아제! 그 집이 택배 누가 보낸 거시여?” “글쎄요? 제가 미쳐 그것을 보지 못했네요.” 하였더니

갑자기 할머니 한분께서 수박 자르는 과도로 택배의 끈을 자르려고 하면서 이거시 멋인가 글러보문 알겟제! 안 그란가?”하신다.

 

그 순간 안돼야~!”하는 소리와 함께 벌떡 일어나신 할머니 이것은 아무나 보문 안되는 것잉께 우리집이다 갖다 놔 불라네!”하며

택배를 가지고 쏜살같이 집으로 달려가신다. “할머니! 택배에 무엇이 들었길래 그러세요?”

 

"할머니! 택배에 무엇이 들었길래 그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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