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암과 치료비

큰가방 2019. 1. 5. 13:43

암과 치료비

 

수확이 모두 끝나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시골 들판에 까치 두 마리가 이 논에서 저 논으로 옮겨 다니며~~!”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마을 양지쪽 공터에 조그만 강아지 크기의 알록달록한 고양이 두 마리가 네다리를 쭉 뻗고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누워 있다

 

사람의 인기척에 놀랐는지 벌떡 일어나 바로 옆 담을 뛰어넘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너희들이 누워있어도 해치지 않을 텐데

그렇게 도망을 치냐?’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길을 가다 선배를 만났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그래!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나는 항상 잘 있는 사람인디 으짠가? 집안에 별일은 읍으신가?” “별일이야 있겠어요?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건강은 좋은 편이야! 그런데 자네 암() 수술(手術) 받은 후로 계속 검사(檢査)는 받으러 댕긴가?”

 

정기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받는데 왜 그러세요?” “그러면 비용(費用)은 보통 얼마나 나오든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던데요.”

자네도 알다시피 나도 수술을 받았지 않는가? 그런데 지난 번 검사를 받았을 때는 아홉 가지 검사를 받는데 십5만원이 나왔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는 일곱 가지 검사를 한다고 해서 지난번 보다 별로 안 나올 것이다. 생각하고 갔는데 돈이 6십 만원이 넘게 나왔드란 마시!

을마나 놀랬든지 하마터면 서울서 여그까지 차비도 읍이 걸어올 뻔 했다니까.” “그러면 카드(card) 안 가지고 가셨어요?”

 

촌사람이 카드를 쓰문 을마나 쓰꺼인가? 여그서도 별로 안 써 버릇한께 잘 안 갖고 댕겨지데!” “그러다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거가 우리 큰 아들이 있응께돈이 부족한께 얼마만 갖고 온나!’하문 되제만 우추고 얼렁 애기들한테 손을 벌리것든가?

 

그래서병원(病院) 검사 끝나문 우리 집 사람 옷이나 한 벌 사줘야 것다.’그라고 쪼금 여유 있게 갖고 가서 다행이제

만약에 안 그랬드라문 큰 일 날뻔 했단 마시! 그란디 자네는 얼마가 나온다고?” “저는 보통 3~4만 원 정도 나오거든요.

 

그리고 병원에서 다음 검사 예약(豫約)을 하면 가예약표라는 것을 주는데 그것을 자세히 읽어보면 원무과에 얼마를 납부하고

무슨 과로 가세요!’라는 안내가 있어요.” “그란단가? 나는 그것을 뻘로 본께 그란갑구만.” “그리고 대학병원도

 

서울과 지방이 다르고 읍내(邑內)에 있는 병원과 의원(醫院) 요금이 다 다르거든요.” “그라문 을마나 차이가 난단가?”

아무래도 동네의원들이 제일 저렴하고 그리고 읍내에 있는 종합병원 요금이 의원보다 약 절반 정도 더 비싸다고 그러거든요.”

 

그라문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은 여기보다 훨씬 더 비싸것네!” “물론 그러겠지요.” “아이고! 그라문 앞으로 서울로는 안가야 쓰것네!”

그러면 다음에 검사 받으실 때 서울 병원에 있는 자료를 모두 지방 병원에 제출하셔야 될 텐데요.” “으째 그란단가?”

 

지금까지 검사 받고 수술 받으신 모든 자료는 서울병원에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방 병원에서 검사를 해 달라고 하면

형님에 대한 자료가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모든 검사를 해야 하니 문제가 생길 것 아닙니까?”

 

대차 그라것네 잉! 그란디 누구 말을 들으면 암 치료를 하면 본인 부담이 5프로밖에 안 된다고 그라든디 으째 나는 이라고

돈을 많이 주라 근가 몰것네?” “이것은 제 생각인데요. 저는 암 확진(確診)을 받은 상태라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을 해주는데

 

형님 같은 경우는 확진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부담을 안 해주니까 그런 것 같거든요.” 


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 제1다원 녹차 밭입니다. (사진은 2012년 12월에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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