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보성 녹차밭 가는 길

큰가방 2002. 12. 21. 13:49
포근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더니 간밤부터 눈이 내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침까지도 계속해서 내리는 눈 때문에 출근길이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나 서로가 양보 운전을 하는 운전기사의 모습이 상당히 보기가 좋습니다.
그래도 우편물 배달을 나갈 시간이 되자 해가 떠오르면서 눈이 많이 녹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남 보성읍 봉산리 온수동 마을 앞에 서있는 우체통 문을 열려고 오토바이를 세우는데
서울 번호 판을 달고 있는 승용차 한 대가 제 앞으로 다가서더니 운전석의 문이 열립니다.
그리고 운전사께서 말씀하십니다.
"저 아저씨 바쁘신 데 죄송합니다 만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하십니다.
"예! 녹차 밭을 가십니까?" 하고 제가 물었더니 "아니 어떻게 아십니까?" 하시는 겁니다.
"외지에서 오는 차량 대부분이 녹차 밭을 가시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였더니
운전사께서 빙긋 웃더니 녹차 밭이 아직 멀었습니까?" 하십니다.
"아닙니다 이제 거의 다 오셨습니다. 여기서 약 2㎞ 쯤 가시면 오른쪽으로 몽중산 다원이라
는 안내판이 보일 겁니다. 거기서 부터 계속해서 녹차 밭인데 도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원 내부로 들어가셔야만 차밭을 보실 수 있습니다".
하고 설명을 드렸더니 이번에는 승용차 뒷문 유리창이 열리더니 할머니 한 분께서
"아저씨 그러면 그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은 있습니까?" 하고 물으십니다.
"예 대한다원이라는 다원의 주차장으로 들어가시면 주차장 왼쪽으로 보시면 이층 건물이
보일 겁니다. 그 건물 일층은 한식을 하실 수 있는 식당이고 이층은 경양식을 하는 식당
입니다. 음식 맛도 깔끔하고 가격도 저렴해서 아마 좋으실 겁니다!" 하고 설명을 드렸더니
"예! 고맙습니다. 그런데요 다원 입장료는 얼마나 받습니까?" 하십니다.
"다원 입장료는 받지 않습니다. 다만 녹차 시음장에서는 천원 씩 내고 시음 하실 수 있는
곳이 있고 그냥 무료로 시음하실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하고 설명을 드렸더니
"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혹시 그곳에 가면 바가지를 쓴다거나 그렇지는 않습니까?" 하고
다시 물으십니다.
"그곳에서 바가지를 쓰고 왔다는 분은 본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녹차를 자기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여 녹차 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하기 때문에 시중가격보다는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시중가격 이하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고 설명을 드렸더니
"그런데 아저씨 이렇게 날씨가 추운데 볼만한 곳이 있을까요?" 하십니다
"원래 다원을 구경하시려면 여름보다는 겨울철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여름에는 인근에 해수욕장이 있고 해서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모여들지만 지금은 그래도 좀 한산하니까 오히려
지금이 적기일겁니다. 그리고 아마 절대로 괜히 왔다고 후회하시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기왕에 여기까지 오셨으니까 다원 구경을 하셨다고 바로 보성읍 방면으로 오시지
마시고 회천면 쪽으로 가시면 더 많은 다원 다시 말씀드리면 정말 아름다운 녹차 밭을
여러 곳을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또 녹차 제품도 여러 다원에서 일단 시음을 해 보신 후에
구입하시면 좋은 제품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하고 설명을 드렸더니
"아저씨 관광가이드를 하셔도 좋겠네요! 그런데 지난번 TV 온달왕자들이라는 프로에서 녹차탕 이라는 곳이 나오던데 그곳은 어디쯤 있습니까?" 하고 다시 물으십니다.
"예 녹차 탕은 회천면에 있는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회천면 쪽으로 가시면 아마 만나기가
싫으셔도 만나시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회천면으로 가시다 보면 삼거리가 나올겁니다.
그곳에서 좌회전을 하시면 됩니다!" 하고 설명을 하여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저씨 바쁘신데 정말 고맙습니다. 처음에는 길도 잘 모르고 해서 불안했었는데 아저씨
말씀을 듣고 보니 안심이 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하십니다.
"모처럼 오셨으니 좋은 시간 되십시오! 안녕히 가세요!" 하자 승용차는 손을 흔들면서
제 곁을 천천히 떠나갑니다.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혹시 보성 녹차 밭을 구경오시고 싶은 분은 제게 메일을 주시면 제가
친절히 안내하여 드리겠습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