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꽈악 지키고 있는 사연(?)
큰가방
2003. 4. 20. 07:55
언제나 하는 일이지만 아침이면 사무실은 북새통을 이룹니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순서대로 구분하는 순로 구분작업에 등기 우편물을 수령하랴 소포 우편
물 수령하랴 컴퓨터에 배달자료 입력하랴 그런데 그 중에서 등기우편물 하나가 눈에 뜨입니
다. 어린아이의 주먹만한 크기의 우편물인데 보성읍 대야리 손재숙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전화번호나 자세한 번지가 없어서 동료직원들에게 묻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마을에서 묻기로 하고 배달을 나왔습니다.
엊그제까지도 만발하였던 진달래꽃은 이미 모두다 지고 숲에는 푸르름만 가득합니다.
큰 도로 옆에 있는 작은 공원에는 하얀색 붉은 색 노란색의 철쭉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
며 활짝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달려온 관광버스 한 대가 정차를 하더니 관광객들이 내려서 사진 촬영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노랑나비 한 마리가 빙빙 돌더니 다시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그러는 사이 저도 전남 보성읍 대야리의 여섯 번째 마을인 모령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동안 마을마다 ‘혹시 손재숙 씨를 아세요?’ 하고서 물었습니다 만 그러나 아직은 아는
사람이 없어서 등기 우편물을 배달하지 못하고 모령 마을까지 우편물을 가지고 왔지요.
그런데 모령 마을회관 앞을 막 지나려는데 할머니 두 분께서 무언인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시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고 계시다가 저를 보시더니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두 손을
높이 쳐들고는 흔드시면서 저를 부르십니다.
“아저씨 여그여! 여그!” 그래서 저는 할머니 곁으로 다가갑니다.
‘할머니 무슨 좋은 일이 있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 한 분께서 저에게 도장을 내미시더니
‘아저씨 우리 집이 소포왔제? 우리 아들이 꽈악 지키라고 그래서 지금까지 지키고 있어!“
하시면서 도장을 저에게 내미십니다.
‘할머니 성함이 손재숙 씨가 맞아요?’ 하고 제가 물었더니 할머니께서는 빙긋히 웃으시며
“응 내가 기여 오늘 우리 아들이 읍(邑)에 감시로 우체부가 소포를 갖고 오껏잉께 으디
가지말고 꽈악지키라고 그라드만 안지키고 있다가 그냥 가지가불문 큰일난다고! 그래서
지금까지 으디 가도 못하고 꽉 지키고 있어! 안 그랬으문 으디 나갔으껏인디!“ 하십니다.
‘할머니 누가 맛있는 것 보낸다고 했어요?’ 하는 저의 물음에
“앗따 할망구 한테 누가 맛있는 것 보내것서? 으디서 내 약을 보냈다고 우리 아들 한테로
전화가 왔는 갑드만 그랑께 나보고 꽉 지키라고 그라제!“ 하시며 저에게 도장을 내미시는데
그때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오! 그랑께 나보고 같이 여그 있자고 그랬구만 우체부 아저씨 기달릴라고! 나는 으째서
회관 앞으로 가자 그래싼고 그랬네!“ 하십니다.
‘할머니 맛있는 것이 왔으면 같이 나눠서 드시면 좋을 텐데 약이라서 나눠서 드시지도
못하고 미안해서 으짜까?‘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아따 괜찮해 별소리를 다해쌓네!” 하시며 손사래를 치십니다.
‘우리 할머니가 예쁘시니까 내가 영감님 한 분 소개해 드릴까요?’ 하고 넌지시 물었더니
“아이고 저것이 또 시작한다 또 시작해 영감 소개해 준다고 그란지가 은젠디 인자사 또
영감 소개시켜준다고 그래 저 작것이 꼭 할망구들을 골린단 말이여!“ 하시더니
“내가 영감들이나 만나러 다닐 나이나 되얐으문 좋것네 아이고 인자 집이나 보러 가야제!”
하시며 구부러진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하며 집으로 향하십니다.
아마도 할머니께서도 젊은 시절은 분명히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금 할머니의 뒷모습은 쓸쓸함이 배어납니다.
‘할머니 부디 건강하세요!’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
우편물을 배달하는 순서대로 구분하는 순로 구분작업에 등기 우편물을 수령하랴 소포 우편
물 수령하랴 컴퓨터에 배달자료 입력하랴 그런데 그 중에서 등기우편물 하나가 눈에 뜨입니
다. 어린아이의 주먹만한 크기의 우편물인데 보성읍 대야리 손재숙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
전화번호나 자세한 번지가 없어서 동료직원들에게 묻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냥 마을에서 묻기로 하고 배달을 나왔습니다.
엊그제까지도 만발하였던 진달래꽃은 이미 모두다 지고 숲에는 푸르름만 가득합니다.
큰 도로 옆에 있는 작은 공원에는 하얀색 붉은 색 노란색의 철쭉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
며 활짝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달려온 관광버스 한 대가 정차를 하더니 관광객들이 내려서 사진 촬영을
하느라 시간가는 줄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를 노랑나비 한 마리가 빙빙 돌더니 다시 어디론가 날아갑니다.
그러는 사이 저도 전남 보성읍 대야리의 여섯 번째 마을인 모령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동안 마을마다 ‘혹시 손재숙 씨를 아세요?’ 하고서 물었습니다 만 그러나 아직은 아는
사람이 없어서 등기 우편물을 배달하지 못하고 모령 마을까지 우편물을 가지고 왔지요.
그런데 모령 마을회관 앞을 막 지나려는데 할머니 두 분께서 무언인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시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고 계시다가 저를 보시더니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두 손을
높이 쳐들고는 흔드시면서 저를 부르십니다.
“아저씨 여그여! 여그!” 그래서 저는 할머니 곁으로 다가갑니다.
‘할머니 무슨 좋은 일이 있으세요?’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 한 분께서 저에게 도장을 내미시더니
‘아저씨 우리 집이 소포왔제? 우리 아들이 꽈악 지키라고 그래서 지금까지 지키고 있어!“
하시면서 도장을 저에게 내미십니다.
‘할머니 성함이 손재숙 씨가 맞아요?’ 하고 제가 물었더니 할머니께서는 빙긋히 웃으시며
“응 내가 기여 오늘 우리 아들이 읍(邑)에 감시로 우체부가 소포를 갖고 오껏잉께 으디
가지말고 꽈악지키라고 그라드만 안지키고 있다가 그냥 가지가불문 큰일난다고! 그래서
지금까지 으디 가도 못하고 꽉 지키고 있어! 안 그랬으문 으디 나갔으껏인디!“ 하십니다.
‘할머니 누가 맛있는 것 보낸다고 했어요?’ 하는 저의 물음에
“앗따 할망구 한테 누가 맛있는 것 보내것서? 으디서 내 약을 보냈다고 우리 아들 한테로
전화가 왔는 갑드만 그랑께 나보고 꽉 지키라고 그라제!“ 하시며 저에게 도장을 내미시는데
그때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
“오! 그랑께 나보고 같이 여그 있자고 그랬구만 우체부 아저씨 기달릴라고! 나는 으째서
회관 앞으로 가자 그래싼고 그랬네!“ 하십니다.
‘할머니 맛있는 것이 왔으면 같이 나눠서 드시면 좋을 텐데 약이라서 나눠서 드시지도
못하고 미안해서 으짜까?‘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아따 괜찮해 별소리를 다해쌓네!” 하시며 손사래를 치십니다.
‘우리 할머니가 예쁘시니까 내가 영감님 한 분 소개해 드릴까요?’ 하고 넌지시 물었더니
“아이고 저것이 또 시작한다 또 시작해 영감 소개해 준다고 그란지가 은젠디 인자사 또
영감 소개시켜준다고 그래 저 작것이 꼭 할망구들을 골린단 말이여!“ 하시더니
“내가 영감들이나 만나러 다닐 나이나 되얐으문 좋것네 아이고 인자 집이나 보러 가야제!”
하시며 구부러진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하며 집으로 향하십니다.
아마도 할머니께서도 젊은 시절은 분명히 있었겠지요!
그러나 지금 할머니의 뒷모습은 쓸쓸함이 배어납니다.
‘할머니 부디 건강하세요!’ 하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