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나이 들면 지켜야할 것들

큰가방 2018. 8. 18. 19:06

나이 들면 지켜야할 것들

 

보성읍 주봉리 뒤쪽에 자리 잡은 관주산 정상(頂上)에 올라서자 선배(先輩) 한 분이 기구(器具)를 이용하여 이리저리

허리를 움직이며 부지런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형님 일찍 오셨네요.” “어이~ 어서와! 오늘은 내가 조금 빨랐네!”하더니

 

그란디 으째 이상하게 몸이 안 좋은 것 같단 마시! 내가 왜 이러까?”하며 운동기구에서 내려와 굉장히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

혹시 컨디션이 안 좋으신가요?” “어지께는 몸이 날아갈 듯 좋드만 이상하게 오늘은 이라고 안 좋네!”

 

그러시면 오늘은 그만하고 쉬도록 하세요. 몸 상태도 좋지 않은데 무리하게 하시면 자칫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거든요.

혹시 옛날에 저와 함께 근무했던 김00 씨라고 아시겠어요?” “잘 알제!” “그분이 새벽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려다

 

갑자기 평소에는 하지 않던 평균대(平均臺)에서 운동을 하는데오늘은 이상하게 몸이 가볍다!’하고 힘껏 굴리는 순간

갑자기 몸이 붕 뜨면서 그대로 바닥에!’하고 거꾸로 쳐 박히는 바람에 몇 달 동안을 병원에서 고생했거든요.”

 

! ! ! 그랬단가? 나도 그 이야기는 들어본 것 같네!” “그런데 여기서 운동 끝나면 곧 바로 집으로 가시나요?” “그래야제!

안 그라문 어디로 갈 것 인가?” “저는 찻집이나 또 다른 곳에 들르시나 해서요.” “찻집 가 봐야 소용도 없으니까,

 

여기서 운동 마치고 집에 가서 잠시 쉬면 점심때가 되거든, 그러면 점심 먹고 조금 쉬었다 오후에는 게이트볼 치는 곳으로 가서

영감들하고 쪼금 놀다 집에 들어가면 하루가 가드만.” “그러면 농사는 짓지 않으시고요?” “처음에 직장 댕기다 정년퇴직하고

 

집에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놀지 말고 농사를 지어보자!’고 시작했는데 그게 고생만 할 뿐 손에 잡히는 것이 별로 없더라고,

다시 말하면 죽도록 고생해도 남는 것은 겨우 인건비(人件費) 따먹기더라고 그래서 포기해 버렸어!” “그러면 술이나 담배는 어떠세요?”

 

자네도 아다시피 내가 직장에 근무할 때는 날이 새도록 술을 마셔도 그 다음날 아무 표시 없이 근무를 했었고,

또 담배도 날마다 하루에 두 갑 정도 피우곤 했거든. 그런데 퇴직을 하고나니 모든 생활이 바뀌어져 버린 거야.

 

그래서 이제는 술도 마시지 않고 특히 요즘은 어디서나 담배 피우는 사람은 눈총을 받았으면 받았지 환영은 받지 못하더라고,

그래서 끊어버렸어!” “잘 하셨네요. 저도 직장에 다닐 때는 담배를 피웠는데 아침에 집에서 식사 마치고 한 대 피우고,

 

출근해서 컴퓨터에 등록하고 화장실에서 또 한 대를 피우고 나서 일을 시작하는데 어쩌다 담배를 잊어먹고 안 가지고 간 날에는

일이 손에 안 잡히더라고요.” “그러니까 사람의 습관이 그렇게 무서운 거야! 그러면 술은 전혀 마시지 않는가?”

 

몇 년 전 제가 암 수술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그 뒤로 술을 끊었는데 최소한 5년은 끊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랬어도 나는 모르고 있었네!

하여튼 옛날 젊었을 때는 술을 먹고 길거리에 넘어져 있어도, 찢어진 옷을 입어 속살이 보여도, 말을 함부로 해서 남들과 싸워도,

 

모두 젊었으니까 흉이 되지 않고 그대로 넘어가거든, 그런데 지금 내 나이가 벌써 70하고도 중반이거든 그러니까 모든 것을 조심해야만 하겠더라고!

특히 술 마시고 남들과 시비를 걸어 싸운다거나,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워 남의 눈치를 받는 다거나, 또 말을 함부로 한다거나,

 

행동거지를 잘못한다거나, 그러면 흔히들 하는 말 있지 않는가? ‘나잇값을 못한다고! 또 늙으니 주책이 없다!’거나 하는

말을 듣게 되더라고 그러니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모든 것을 조심해야만 되겠더라고.”


전남 보성읍 겨울 녹차 밭입니다. (사진은 2015년 겨울에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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