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철분이 뭣이여?"

큰가방 2005. 1. 7. 21:28
 

"철분이 뭣이여?"         

2000.10.26


월말이 가까워짐에 따라 이제 막바지 의료보험 고지서를 배달하고 있습니다. "아저씨! 이것이 뭣이다요?" "예! 의료보험조합에서 나왔네요!" "편지를 한번 뜯어봐 보씨요! 늙은이 들이 뭣인지를 모릉께 아저씨가 한번 좀 봐 보시요! 잉!" 하시는 할머니의 말씀에 우편물 내용을 보니 할아버지께서 건강검진 받으신 진단서입니다.


"지난번에 병원에서 할아버지 건강검진 받으셨지요?" "!응 받았어! 그란디 그것이 뭣이라고 나왔어?" "예! 할아버지께서 혈압도 높으시고 빈혈도 약간 있고 그러니까 기름기 있는 음식은 조심하시고 철분이 많이 든 음식을 드시라는데요!" "뭣이라고?"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드시라고요~오!" 


"그란디 철분이 뭣이여?" "예~에?" "아! 금방 말한 철분이 뭣이냐고?" 갑자기 철분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어떻게 설명을 해 드리기가 참 난처합니다. 철분이라? 철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말씀해드려야 하겠는데 그걸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습니까? 잠깐 생각한 끝에


"철분은 음식물에 들어있는데요! 이를테면 시금치나 과일 같은 음식에 많이 들어있으니까 기름기가 있는 음식만 피하시고 무엇이든 많이 드시면 좋겠네요!" "잉! 그랑께 뭣이든지 많이 묵으라고?" "예! 그런데 과식은 하지 마시고요!" "응! 알았네! 고맙네! 그란디 감이나 밤 같은 것도 묵어도 되까?"


"예! 그런 것은 많이 드셔도 좋으니까 많이 드셔요!" "잉! 알았네! 고맙네! 잘 가시소 잉!" "예! 어르신 안녕히 계세요!" 하고 할머니 댁 대문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해 봅니다.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에 관하여 공부를 좀 해둘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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