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할머니의 돈표?

큰가방 2005. 1. 29. 18:33
 

할머니의 돈표?

2001.01.11


매일 매일 추워지는 날씨가 감기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번 감기에 걸리고 나면 최소한 열흘 정도는 고생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밤부터 으슬으슬 추어지기 시작한 몸이 오늘 아침에는 오한까지 겹치더니 기침에 목까지 아파오니 죽을 지경입니다. "할머니! 할머니 계셔요?" "이~잉! 누구여?" “할머니! 도장 한번 찍어주세요! 아드님에게서 돈이 왔는데요!" "잉! 우리 아들이 내가 아프단께 병원에 가라고 보냈는 모양이구만!"


"어디가 편찮으셔요?" "감기가 와서 죽을 지경이여!" "그래요! 고생하시네요! 도장을 한번 찍어주세요!" “ 도장! 여기 있어 그란디 돈은 없고 돈표만 들었네!" "아드님이 현금을 안 보내고 그냥 수표만 보내셨나 봅니다!" "아니! 그라문 누구보고 돈을 찾으로 가라고 돈표만 보내 지금 몸이 아퍼서 죽을 지경인디!" "그래요! 그래도 우리는 일단 현금으로 송금을 안 하시면 현금을 가져올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냥 돈표만 가져 온 겁니다! 미안합니다! 할머니!" "아이고! 그라문 으짜까? 내가 몸이 안 아프면 그냥 찾으로 가것는디 몸이 아파서 그랄 수도 없고 큰일 났네!" 그 순간 제가 오늘 오후에 쓰려고 찾아서 가지고 다니는 돈이 생각납니다. "할머니! 제가 돈을 바꿔 드릴께 그 돈표 이리주세요!" "아니! 아저씨가 돈이 있어?" "예! 걱정 마시고 이리주세요! 제가 마침 아침에 찾아 놓은 돈이 있으니까요 제가 바꿔 드릴게요!"


"아이고! 그라문 고맙제~에!" 그래서 할머니의 환증서에 주민등록번호 도장을 날인한 후에 돈을 내어드렸습니다. "아저씨! 고맙소! 잉 아저씨 이리와 이것 한개 입에 넣고 가!" 하시며 사탕 한 알을 쥐어주십니다. "할머니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하며 한탕 한 알을 입에 넣고 오는데 신기하게도 기침이 멈추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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