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찌 있잖아요!"
2001.03.06
엊그제 내린 눈과 비를 보면서 봄이 아직 멀었는가 생각을 하였으나 오늘의 날씨는 완연한 봄의 날씨인가 합니다. 그리고 들녘에 움직이는 농부들의 모습을 보면서 봄을 준비하는 농부들의 분주한 모습에서 봄은 정녕 우리 곁에 왔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계십니까? 계십니까? 혹시 엄경필 씨라고 아시겠어요?"
“엉! 엄경필! 잘 모르는 이름인디 으디 뭣이라고 왔어?" "예! 받을 사람이 엄경필 씨라고 되어있거든요!" "그란디 못 들어본 이름이여! 이 동네 산다면 웬만하면 알것인디!" "그래요! 알았습니다! 안녕히 계셔요!" 하면서 막 돌아서려는 순간 "아저씨! 아저씨!" 하면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찌! 내가요! 경필이 알아요! 경필이가 나하고 친구예요!" "응 그래! 그러면 경필이가 어디에 사는데?" "음 아찌 있잖아요! 여기요 교회 지나면 골목길이 있는데 그 골목길로 들어가면 밭이 있어요! 그리고 음! 조금 더 가면 대문이 있는데 요! 대문이 큰 쇠 덩어리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그 대문이 페인트가 칠해졌어요! 페인트가 푸른색인가요?
하늘색인가요? 칠해졌거든요! 그런데 경필 이가 그 집에서 살아요! 경필이가 엄마하고 아빠가 서울에서 사는데요! 경필이만 할아버지하고 살아요! 그런데 경필이하고 나하고요 친구예요!" "응 그렇구나! 경필이가 친한 친구냐?" "아니요! 그냥 친구예요!" 하면서 눈을 깜박거리는 여자 어린이가 여간 귀여운 게 아닙니다.
"그래! 고맙다! 집을 가르쳐줘서 잘 있어라!" 하며 돌아서서 나오는 저의 마음속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친절이란 그리 멀리 있는 것은 결코 아니고 그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진짜 친절이 아닌가! 방금 그 여자 어린이처럼 그저 아는 데로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친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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