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암(癌)
보성읍 우산리 주공아파트를 지나 구마산이 있는 농로 길을 따라 계속 걷다, 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 도착하여 “하나! 둘! 셋! 넷!”
준비운동을 한 다음,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길게 이어진 능선을 따라 한 바퀴를 돌아 내려오고 있는데
반대편에 얼굴이 낯익은 사람이 걸어오고 있다. “여보게! 자네 임 선생님 아니신가?” “응! 그래 오랜만일세!”
“요즘 통 자네 얼굴을 볼 수가 없던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무슨 일이 있겠는가? 그냥 자네하고 시간대가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을 뿐, 매일 나도 여기 코스를 따라 운동은 계속하고 있다네.” “그랬다면 다행이고! 그런데 자네 얼굴은 어떤가?
이제는 좀 좋아졌는가?” “염려해준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네!”하며 마스크를 내리고 얼굴을 보여주면서
“이쪽으로 마비가 와서 얼굴 한쪽이 완전히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매일 병원에도 다니고, 침도 맞고, 약도 먹고, 했더니
아주 조금씩 좋아지더라고!”하여 얼굴을 자세히 보았더니 두 달 전에 만났을 때는 얼굴 한쪽이 조금 쳐지고 찌그러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정상을 되찾은 것처럼 보였다. “얼굴이 정상을 찾았으니 정말 다행일세! 그런데 자네 대상포진(帶狀疱疹) 그 병은 어떻게 되었는가?” “아직도 완치가 되지 않고 있다네!” “그 병이 통증이 심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통증 없는 병이 있단가? 그런데 대상포진은 유독 심해서 한 번 증세가 나타나면 참을 수 없이 아프더라고!
그런데 요즘은 다행스럽게 횟수가 많이 줄었다네!” “그것 참 다행일세!”하더니 나를 보고 “그런데 자네는 암(癌)수술을 받았다면서?”
“그걸 어떻게 알았는가?” “이 사람아! 친구 소식을 모르면 되겠는가?” “내가 5년 전부터 건강검진을 받으면 병원에서‘신장(腎臟)에 물혹이 보인다!’고 하였는데, 재작년에는‘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한번 받아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재작년 가을과 작년 봄에는 교수님께서‘괜찮다!’고 했는데 작년 가을에는 ‘물혹이 암으로 발전했고 오른쪽과 왼쪽에 또 다른 암이 하나씩 발견되었다!’고 ‘수술을 하자!’고 하는데!
그때의 기분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더라고! 정말 울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작년 11월과 금년 1월 모두 두 번 수술을 받았다네!”
“수술 받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겠네! 그런데 자네 학교 동창 K라고 아는가?” “K는 학교 다닐 때 나와 아주 가까운 사이였는데 왜?”
“지난번에 간암(肝癌)으로 죽었어!” “아니 뭐라고? K가 죽었다고?” “내가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겠는가?”
“엊그제 우리 애기 엄마가 친구들 모임에 다녀오더니 ‘겸백 사는 당신 친구가 간암에 걸려 지금 생사가 오락가락 한다고 하더라!’라는
이야기를 하더니 그 사람이 K였나 보군!” “그리고 J라고 알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정년 한 친구 말인가?”
“그 친구도 간암 때문에 겸백의 어느 조용한 산골 집에서 요양을 하다 죽었어!” “정말 그랬어? 그 친구들은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을까?
특히 J는 공무원 이였기 때문에 제대로 받았을 것 같은데!” “그런데 의사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면 자네처럼 귀담아 듣고 실천을 해야 하는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니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자네처럼 그 친구들도 암을 일찍만 발견했다면
아직 죽을 친구들이 아닌데 정말 아쉽더라고!” “자네 말이 맞네! 아무튼 우리는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늘 건강에 힘쓰도록 하세!”
"이라고 심거놔야 가을에 또 이삔 코스모스 꽃을 보꺼 아니여~"
'꼼지락 거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걸리의 추억 (0) | 2016.07.10 |
---|---|
투자(投資)에 대하여 (0) | 2016.07.03 |
고사리 때문에 (0) | 2016.06.19 |
피(血) 같은 돈 (0) | 2016.06.11 |
나비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암(癌) (0) | 201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