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속만 보인 흥정

큰가방 2019. 11. 16. 16:29

속만 보인 흥정

 

길을 가고 있는데 소공원(小公園) 가꾸는 사업(事業)을 하는지 도로 옆 넓은 터에 정원수(庭園樹)를 가져다 놓고 장비(裝備)

이용하여 심고 있고 또 다른 팀은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정자(亭子)를 세우려는지 자재(資材)를 조립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날씨가 굉장히 무더운데 수고가 많으십니다.”하자 ! 형님! 오랜만이네요!”하고 누군가 짙은 선글라스와 밀짚모자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굵은 땀방울 흘리며 인사를 하여 누구신지 잘 모르겠네요.”하였더니 선글라스를 벗고 형님 아직도 모르시겠어요?”하며

 

후배가 활짝 웃고 있다.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계셨는가?” “저야 항시 잘 있지요. 그런데 형님 건강은 어떠세요?

누구 말을 들으니 암 수술을 받으셨다고 하던데요.” “몇 년 전 콩팥에 암이 생겨 바로 절개하는 수술(手術)을 받았더니

 

지금은 좋아졌어! 그런데 여기는 자네가 맡아서 하는 공사인가?” “그렇지는 않고 그냥 하고 있어요.” “그러면 저쪽 정원수는

상당히 비싸 보이는데 가격이 얼마나 할까?” “그렇게 비싼 나무는 아니고 보통 삼십에서 오십만 원 정도 할 겁니다.”

 

삼십에서 오십만 원이 비싸지 않다면 얼마나 해야 비싸다고 할까?”하자 후배의 표정이 조금 장난스럽게 변하더니

형님! 조경(造景) () 하는 저의 친구아시지요?” “알지! 그런데 왜?” “그 친구가 미력면(彌力面)에 살고 있는

 

형님 친구를 소개해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선배님 댁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런데 왜 그 친구를 만나려고 했을까?”

다른 것이 아니고 그 집 마당에 아주 멋있게, 어떻게 보면 꼭 독수리 모양을 하고 있는 향나무가 한그루 있더라고요.” “그랬어?”

 

그런데 그 나무가 욕심이 나니까 그걸팔아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팔기로 했는가?” “그런데 그 나무가 사연이

아주 많은 나무더라고요.” “무슨 사연이 많은데?”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부터 그 나무는 그 집 마당에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하데요.”

 

물론 그랬겠지! 그랬으니 사람들이 욕심을 냈을 것이고.”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그 나무를 팔아라!’고 그랬나 봐요.

그런데 처음에 십 만원 줄 테니 팔아라!’고 하던 나무가 자꾸 가격이 오르면서 나중에칠십 만원을 줄 테니 팔아라!’

 

했다 네요.” “그래서 팔기로 했던가?” “칠십 만원에 사기로 한 사람이 먼저 계약금 2십 만원 주면서이 나무는 내일 파 가겠습니다.’

계약을 했다고 하네요.” “그랬으면 왜 아직까지 나무가 거기에 있을까?”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일 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왜 소식이 없었을까?” “글쎄요! 그건 제가 모르지요.

그런데 제 친구도 그 나무를 보더니 욕심이 났던지‘2백만 원 드릴게 파세요!’하더니 안 되겠던지지금 나무를 보시면

 

가지에 비옷(雨衣)이며 빨래 같은 것이 걸려있고 몇 개는 썩어있는 데다 또 바닥에는 개집이 옆에 있어 자꾸 개가 나무에

상처를 줄 뿐 아니라 거기에 썩은 나무까지 함부로 방치되어 제가 저걸 가지고 가면 손질을 많이 해야 팔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 서운하시더라도 파십시오.’했다가 안 판다!’그러니까그러면 마지막으로 3백만 원 드릴 테니까 파십시오!’

하더라고요.” “그래서 팔기로 했단가?” “그런데 빙긋이 웃으며 안 팔아요!’해서 그냥 왔는데며칠 후 가보니 나무가 사라졌더라!’

 

하더라고요.” “그럼 나무는 어떻게 됐는데?” “다른 사람이 이미 5백만 원에 계약을 했는데 그걸 3백에 팔라고 했으니 속만 보이고 말았지요.” 


미국 CNN방송이 우리나라 가 볼만한 곳 50곳 중 한 곳으로 선정한 전남 화순읍 세량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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