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참새 이야기

큰가방 2020. 7. 18. 16:02

참새 이야기

 

관주산에서 선배(先輩)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산을 내려오고 있는데 갑자기 무언가~!’지나가는 것을 보고

선배에게형님! 방금 지나간 것 보셨어요?”물었더니 참새 같아 보이던데 자세히 보지 않아 잘 모르겠네. 지난번 뉴스를 보니

 

요즘 그것들도 개체수가 많이 줄어 상당히 귀하다고 하는데 여기 산에는 아직도 많이 살고 있겠지?” “개체수가 줄었다고요?

그래도 저의 집 건너편 기와집에는 몇 마리나 살고 있는지 몰라도 이른 새벽 날도 새기 전에 ! !’거리는 바람에 시끄러워

 

잠을 못잘 지경이고, 또 농촌에서는 가을만 되면 수백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면서 곡식에 피해를 준다던데요.”

가을이면 나락이 피어나 여물려고 뜨물이 들기 시작하는데, 그때 새들이 이 논에서 저 논으로우르르몰려다니며

 

그걸 빨아 먹어버리기 때문에 여물이 들지 못한 채 죽정이만 남고 그래서 많은 피해(被害)가 발생하는데 농촌(農村)에서는

그게 골치 거리거든.” “가을이면! !’큰소리 나는 대포(大砲)를 발사(發射)하기도 하던데 그게 별로 효과가 없을까요?”

 

없는 것 보다는 낫겠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고 사람이 지켜 서서 새를 쫓는다는 것도 힘이 들고 그러니 그것이 문제 아니겠는가?”

그러면 참새를 모두 잡아 먹어버리면 어떨까요?” “그게 한두 마리도 아니고 수천만 마리도 넘을 텐데 그걸 어떻게

 

다 잡아 먹어버릴 수가 있겠는가?” “새를 잡아먹는다는 것은 농담인데요. 사실 그것도 별로 실효성 없는 이야기네요.”

내가 어린 시절 우리 아버지께서 넙적한 판자를 서너 장 이어 붙여 만든 판()의 받침대에 끈을 길게 달아서 세우고 그 밑에

 

쌀 같은 곡식을 뿌린 다음 새들이 와서 먹기를 기다리는데, 처음에는 그것들도 약어서 잘 오지 않더라고, 그런데 오래 기다리고 있으면

처음에는 한두 마리가 오더니 나중에는 한 무리가 내려앉아 떠들고 야단이더라고, 그때 줄을~’잡아당기면~~!’

 

날아가는데 그래도 몇 마리 정도는 잡히거든.” “그건 바구니로도 잡지 않았나요?” “그때 바구니를 사용하기도 하고 또 챙이()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것들은 안에 빈 공간이 있기 때문에 새가 들어있으면 손을 넣어 잡다 놓치는 경우도 있는데 무거운 판자를

 

사용하면 깔려 죽기 때문에 그럴 염려가 없거든.” “그러면 참새고기를 드셔보셨어요?” “그때는 내가 어린 시절이라 먹어보지는

못했는데 옛말에 참새가 소() 궁둥이에 앉아내살 한 점하고 니 살 열점하고 안 바꾼다!’고 했다 하거든, 다시 말하면

 

참새고기가 그 정도로 맛있다는 말인데 나는 먹어보지는 않았어.” “그럼 그걸 잡아서 어디에 쓰셨어요?” “우리 아버지 술안주가 되었지!

어디에 썼겠는가? 그 시절에는 먹거리가 귀했기 때문에 서너 마리만 있으면 훌륭한 안주가 되었으니 나까지 먹을 것이 있었겠는가?”

 

저의 어린 시절에는 산고기를 요리해서 파는 식당도 있었고 또 참새구이를 팔았던 포장마차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진지 오래되었네요.”

산고기는 멧돼지나 노루, 고라니를 잡아 요리해서 팔았던 것 같은데, 그 시절에도 그렇게 인기 있는 요리는 아니었던 것 같더라고,

 

그리고 참새구이는 내 생각에 병아리를 구워서 팔았던 것 같거든.” “왜 참새가 아니고 병아리였다고 생각하세요?”

자네도 생각해보게! 매일 수 십 마리씩 참새구이가 팔렸을 텐데 그 많은 것이 어디서 나왔겠는가?”

 

형님 말씀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요.” “그러나 어찌되었던 참새나 꿩, 비둘기, 까치 같은 새들은 모두

우리와 함께 살아온 토종이고 텃새들이거든 그러니 항시 우리가 보호를 해야 할 것 같아.”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금년에도 때가 되자 산나리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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