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서인지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거리의 많은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훨씬 활기차게 보입니다.
엊그제 어떤 마을에서 할머니 한 분께서 보리를 어디서 캐오셨는지 한 바구니를 다듬고
계십니다.
'할머니 그 보리 할머니 반찬 하실거에요?'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며
"아니어! 우리 손지 들한테 보내야제 그래야 할메 생각 할껏 아니여 안 그래?"
하시는 것을 보면서 자식보다는 손자를 더욱 사랑하시는 할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쪽으로는 '이제는 봄이 머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여 보았습니다.
오늘도 오토바이에는 갖가지 사연을 담은 우편물을 가득 싣고서 우체국 문을 나섭니다.
따사로운 겨울 날씨가 왠지 모를 즐거움이 가득 한 것 같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늘의
첫 번째 마을 전남 보성읍 봉산리 덕정 마을로 들어섭니다.
예나 지금이나 시골 마을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마을의 회관 쪽으로 가고 있는데 회관 앞에서 할머니 두 분께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한 분은 회관 바로 옆에 사시는 남정자 할머니와 바로 옆집에 사시는 할머니 두 분께서 무
슨 이야기인지는 모르나 아마도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남정자 할머니께서는 앞을 보지 못하시는 장애인 할머니십니다.
할머니들 옆에 가까이 이르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살금살금 할머니들 옆에 다가갑니다.
'까궁!' 하는 나의 말에 남정자 할머니께서는 깜짝 놀라시더니
"누구여 늙은이한테 까꿍 한 사람이 오! 우체부 아저씨 구만 그라제 잉 오늘은 또 뭔 좋은 것
갖고 왔어? 응! 좋은 것 갖고 왔으문 얼렁 내놔봐!" 하십니다.
'아니 나는 예쁜 아가씨한테 까꿍 했는데 예쁜 아가씨가 대답은 안하고 다른 사람이 대답을
하네요!' 하였더니
"아니 여그 이쁜 아가씨가 으디가 있어 응 말도 잘하네 말도 잘해 응!" 하십니다.
'그러고 보니 조금 늙은 아가씨네!' 하면서 장난스런 웃음을 짓자 할머니께서도 따라서 장
난스런 웃음을 짓고 계십니다.
'할머니 오늘은 조금 덜 반가운 편지를 갖고 왔는데 드려도 될까?' 하면서 빙그레 웃자
할머니께서도 저를 따라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아니 뭣이 왔는디 그래 어서 내놔봐 응!"
하십니다.
'할머니 다른 것이 아니고요 전화요금이 나왔어요!'
하면서 전화요금 고지서를 손에 쥐어드리면서 '미안해서 어짜까?' 하면서 미안한 웃음을 짓
자 할머니께서도 저와 똑같이 웃음을 지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우메 그라문 돈 내라는 것이구만 그란 것 말고 좋은 것 좀 주랑께!" 하십니다.
'할머니 전화요금이 늦게 나오면 맨 날 기다리시면서 그래요 그러니까 쪼금 반가운 것이지
요?' 하면서 빙그레 웃자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도
"왔다 우리 아저씨가 은제는 거짖말했간디 전화요금이 안나온다고 날마다 애가 터지고 못
사꺼인디 이번에는 그래도 빨리 갖다 준께는 무단이 아저씨한테 뭐시라고 그래싸 암말 말고
주문 준대로 받제 그라제 잉 아저씨!"
하시면서 저를 따라서 빙그레 웃으시자 남정자 할머니께서도 빙그레 웃으시며
"으메 그라고 본께 아저씨 말이 맞기는 맞네 대차 쪼금 반가운 것 이구만!' 하십니다.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어떻게 제가 집배원인줄을 알았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제가 웃는 대로 따라서 웃으시는 것일까요?
저의 말끝에 웃음이 묻어 나오는 것일까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할머니께서는 사물을 판단 할 수 있는 눈은 없으시지만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시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웃으면 같이 따라서 웃으시는 것은 아닐까?
거리의 많은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훨씬 활기차게 보입니다.
엊그제 어떤 마을에서 할머니 한 분께서 보리를 어디서 캐오셨는지 한 바구니를 다듬고
계십니다.
'할머니 그 보리 할머니 반찬 하실거에요?'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며
"아니어! 우리 손지 들한테 보내야제 그래야 할메 생각 할껏 아니여 안 그래?"
하시는 것을 보면서 자식보다는 손자를 더욱 사랑하시는 할머니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쪽으로는 '이제는 봄이 머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여 보았습니다.
오늘도 오토바이에는 갖가지 사연을 담은 우편물을 가득 싣고서 우체국 문을 나섭니다.
따사로운 겨울 날씨가 왠지 모를 즐거움이 가득 한 것 같아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오늘의
첫 번째 마을 전남 보성읍 봉산리 덕정 마을로 들어섭니다.
예나 지금이나 시골 마을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마을의 회관 쪽으로 가고 있는데 회관 앞에서 할머니 두 분께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한 분은 회관 바로 옆에 사시는 남정자 할머니와 바로 옆집에 사시는 할머니 두 분께서 무
슨 이야기인지는 모르나 아마도 좋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남정자 할머니께서는 앞을 보지 못하시는 장애인 할머니십니다.
할머니들 옆에 가까이 이르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살금살금 할머니들 옆에 다가갑니다.
'까궁!' 하는 나의 말에 남정자 할머니께서는 깜짝 놀라시더니
"누구여 늙은이한테 까꿍 한 사람이 오! 우체부 아저씨 구만 그라제 잉 오늘은 또 뭔 좋은 것
갖고 왔어? 응! 좋은 것 갖고 왔으문 얼렁 내놔봐!" 하십니다.
'아니 나는 예쁜 아가씨한테 까꿍 했는데 예쁜 아가씨가 대답은 안하고 다른 사람이 대답을
하네요!' 하였더니
"아니 여그 이쁜 아가씨가 으디가 있어 응 말도 잘하네 말도 잘해 응!" 하십니다.
'그러고 보니 조금 늙은 아가씨네!' 하면서 장난스런 웃음을 짓자 할머니께서도 따라서 장
난스런 웃음을 짓고 계십니다.
'할머니 오늘은 조금 덜 반가운 편지를 갖고 왔는데 드려도 될까?' 하면서 빙그레 웃자
할머니께서도 저를 따라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아니 뭣이 왔는디 그래 어서 내놔봐 응!"
하십니다.
'할머니 다른 것이 아니고요 전화요금이 나왔어요!'
하면서 전화요금 고지서를 손에 쥐어드리면서 '미안해서 어짜까?' 하면서 미안한 웃음을 짓
자 할머니께서도 저와 똑같이 웃음을 지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우메 그라문 돈 내라는 것이구만 그란 것 말고 좋은 것 좀 주랑께!" 하십니다.
'할머니 전화요금이 늦게 나오면 맨 날 기다리시면서 그래요 그러니까 쪼금 반가운 것이지
요?' 하면서 빙그레 웃자 옆에 계시던 할머니께서도
"왔다 우리 아저씨가 은제는 거짖말했간디 전화요금이 안나온다고 날마다 애가 터지고 못
사꺼인디 이번에는 그래도 빨리 갖다 준께는 무단이 아저씨한테 뭐시라고 그래싸 암말 말고
주문 준대로 받제 그라제 잉 아저씨!"
하시면서 저를 따라서 빙그레 웃으시자 남정자 할머니께서도 빙그레 웃으시며
"으메 그라고 본께 아저씨 말이 맞기는 맞네 대차 쪼금 반가운 것 이구만!' 하십니다.
그런데 참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어떻게 제가 집배원인줄을 알았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제가 웃는 대로 따라서 웃으시는 것일까요?
저의 말끝에 웃음이 묻어 나오는 것일까요?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할머니께서는 사물을 판단 할 수 있는 눈은 없으시지만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시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웃으면 같이 따라서 웃으시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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