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배달된 편지
2000/05/29
아침 일찍 저의 우체국 우편실에 손님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여기 책임자가 누구요?" 하시기에 "예! 제가 책임자입니다 만 왜 그러십니까?" 하였더니 "아니 요즘 내가 우편물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어서 하소연을 좀 하러 왔소!" 하시는 겁니다. "예! 그러셨어요! 우선 이리 좀 앉으십시오! 그런데 무슨 피해를 보셨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다른 것이 아니라 요즘 들어 갑자기 편지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실수를 많이 했단 말이요!" 하십니다.
"예! 그 이야기는 저도 엊그제 우리 직원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단 말입니다! 우선 어르신 성함 김영권 씨 하면 보성 읍에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분이고 또한 어르신이 사용하시는 번지도 121번지로 단일 번지이기 때문에 우편물이 다른 곳으로 오 배달이 되어서 갖다가 올 수도 없는 일이고 혹시 외딴집에 사신다면 우리 직원들이 가기가 싫어서 이삼일 늦게 갖다 줄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안 그래도 어르신을 한번 찾아뵙고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댁에 가 보았더니 어르신이 안 계셔서 그냥 돌아왔습니다!" 하였더니 김영권 씨께서는 "아! 그래요! 그런데 옛날에는 안 그랬거든 그런데 최근에 갑자기 그런 일이 생기니까 나도 참! 이상하단 말이요!" 하시는 겁니다! "물론 그러시겠지요!" 하였더니 "그래서 우체국으로 항의 전화를 좀 할까 하다가 나 때문에 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봐 이렇게 찾아왔소!"
하십니다. 그래서 “혹시 우편함을 자주 확인을 안 하신 것은 아닙니까?” 하고 말씀을 드렸더니 "날마다 내가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럴 리는 절대로 없단 말이요" 하십니다. "그러셔요! 그런데 어째서 그런 일이 생기는지 저도 잘 이해가 안 간단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직원들에게 애들이 장난을 하는지 모르니까 우편물을 우편 수취함에 넣지 말고 집안으로 직접 갖다 놓으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하였더니
"아! 그래서 어제부터는 편지가 집 안으로 들어와 있구나! 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린애들이 장난을 했는지도 모르겠구먼!" 하십니다. 그래서 "아마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고의로 어르신을 골탕 먹이려고 그러지는 않았으니까! 이해하십시오!" 하였더니 "아니! 내가 집배원들에게 고의로 그랬다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는 신경을 좀 써서 배달해 달라고 부탁하려고 찾아온 거요! 아무튼 고맙소!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 줄줄은 정말 몰랐소! 그럼 수고하시오! 잉!" 하시며 자리에서 일어나십니다. "예 조심해서 안녕히 가십시오!" 하고 생각을 해보지만 참 알 수 가 없는 일입니다. 어린애들이 장난을 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그러나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 이따금 우리를 궁지에 몰아넣곤 합니다. 그럴수록 더욱 열심히 친절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