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모자
2000/06/04
오랜 가뭄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논에는 계속해서 모가 심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농로 길을 따라서 천천히 휘파람을 불면서 달려갑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한 분이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할아버지! 어디 다녀오셔요?" 하고 인사를 하자 "응! 더운디 고생이 많제?" 하시며 저를 반기십니다. "아직은 그래도 더운 줄 모르겠네요! 모는 얼마나 심으셨어요?" 하고 안부를 묻자
"응! 인자 한 두 배미 남었네! 날씨가 웬만이 가물어야제! 비나 좀 많이 와야 하꺼인디 걱정이세 우리 집이는 편지 안 왔제! 잉?" 하십니다. “예! 편지는 없데요!" 하고 대답을 하는 바로 그 순간 바람이 휙 불더니 할아버지의 머리에 쓰고 계시던 모자가 갑자기 바람에 날려 가는 겁니다. 그러자 "아이고! 내 모자!" 하시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어! 어! 어!" 하시더니 자전거의 같이 길 밑 논으로 풍덩 빠지시는 겁니다.
"아이고! 큰일 났다!" 하고는 얼른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우고 할아버지에게로 뛰어가 보았습니다. "할아버지! 다치지 않으셨어요?" 하고 묻자 할아버지께서는 "응! 나는 괜찮네!" 하시는 할아버지께서는 이미 논물을 흠뻑 젖어 계시는 겁니다. “자전거를 이리주세요!” 하고서 할아버지의 자전거를 논에서 끄집어내고 할아버지를 손을 잡아서 논에서 나오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이번에는 제가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가 갑자기 “쿵!”하고 넘어지는 겁니다. 아마 제가 급한 김에 오토바이를 잘못 세워 놓았나 봅니다. “아이고! 이번에는 내가 큰일 났다" 하고서는 얼른 오토바이를 다시 세우고 이리저리 흩어진 우편물을 주워 모아 다시 오토바이에 싣다보니 할아버지는 팔꿈치를 다치셨는지 팔꿈치를 문지르고 계십니다. "할아버지! 어디 다치신 데는 없어요?"
하고 물었더니 "응! 나는 괜찮네! 걱정말소 근디 오토바이는 어디 고장 난 데는 없는가?" 하십니다. "예! 오토바이는 이상 없네요!" 하였더니 "미안하시! 나 땀 새 오토바이가 자빠져서!" 하십니다. "아니요! 할아버지! 그래도 다치시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하였더니 할아버지께서는 "바쁜디! 어서 가보소!" 하십니다. "예! 할아버지도 조심해 가시고요!" 하고 할아버지께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저의 마음이 어쩐지 무겁기만 합니다.
그러나 다행히 농로 길에서 그런 일이 나서 다행이지 만약에 큰 도로에서 그런 사고가 났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안전사고에 신경을 써야할 때 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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