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이야기

밀감 두 박스

큰가방 2009. 2. 28. 17:34

밀감 두 박스


“오늘은 흐리다 호남지방은 오후 늦게 또는 밤부터 비가 내리겠습니다. 비의 양은 5에서 30밀리 정도로 예상되어 그동안의 가뭄이 해갈(解渴)되기에는 부족한 양이지만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라는 일기예보를 들으며 “요즘 너무 오랜 겨울 가뭄 때문에 상당히 힘들었는데 다행히 비가 내린다니 좋기는 한데 기왕 비가 오려면 우편물을 배달하는 낮에는 내리지 말고 밤부터 해갈이 될 만큼 충분하게 내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우체국에 출근하여


오늘 배달할 택배를 정리하는데‘전남 보성 회천면 회령리 삼장마을 윤수길’이라고 적어진 밀감 두 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삼장마을 윤수길? 윤수길 씨가 누구지? 처음 듣는 이름인데! 그리고 삼장마을에 윤씨(尹氏)는 한 세대밖에 거주하지 않는데!”하며 박스 표면 주소에 적어진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를 하였는데 아무리 신호가 가도 도통 받을 기미가 없었다. “택배 주소에 번지를 적어놓지 않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수취인 찾기가 정말 힘 드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옳지! 택배 보낸 사람에게 전화를 해 보면 되겠다!”싶어


택배를 발송한 곳에 전화를 하여 “여보세요! 제주도 진영상회(商會)입니까? 여기는 전남 보성우체국입니다. 다름이 아니고 전남 보성 회천면 윤수길씨에게 밀감 두 박스를 보내셨지요?” “예! 보냈는데 왜 그러세요?” “그런데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저희들이 수취인 찾기가 힘들거든요! 혹시 발송하신 분 전화번호를 알고 계신가 싶어 전화 드렸습니다.”하였더니 “우리는 밀감 보낸 사람은 모르고 윤수길이라는 사람이 주문해서 보냈을 뿐!”이라는 대답이었다.


“참!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윤수길이라는 이름은 처음 듣는 이름인데 할 수없지! 삼장마을에서 물어보는 수밖에!”하며 우편물을 정리하여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시골마을을 향하여 힘차게 출발하였는데 오후가 되자마자 어디선가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는가 싶더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주위가 온통 어두컴컴해지면서 한 방울 두 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하였다. “오늘 배달할 우편물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지금부터 비가 내리면 안 되는데 어떻게 하지?


그나저나 비가 쏟아지기 전 우편물 배달을 끝마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서둘러야겠다!”하는 순간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 류상진입니다.” “저에게 전화하셨습니까? 휴대폰에‘부재중 전화!’메시지가 떠서 전화 드렸습니다.” “그렇습니까? 그러시면 혹시 윤수길 씨 전화입니까?” “아닌데요?” “제주도에서 밀감 두 박스가 회령리 삼장마을 윤수길씨 앞으로 도착하였는데 휴대 전화번호가 선생님 번호가 적혀있어 전화 드린 겁니다. 혹시 윤수길씨라는 분 알고 게십니까?”


“제주도에 살고 있는 이종사촌 형님이 윤수길 씨 입니다.” “그러면 혹시 그분이 밀감 보낸다는 연락 안하시던가요?” “내일이 저의 어머니 생신이라고 밀감 보내준다는 연락이 오기는 왔어요.” “그러면 선생님 성함은 어떻게 되십니까?” “제 이름은 문윤호 입니다!” “삼장마을 세 번째 집 말씀이지요?”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는 밀감 받는 사람 이름을 문윤호라고 적어야 하는데 윤수길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적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1시간 후 댁으로 배달해 드리겠습니다.”하고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약 50분 뒤 밀감 두 박스를 오토바이 적재함에 싣고 문윤호 씨 댁 대문 앞에 막 도착했는데 휴대폰 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즐거운 오후 되십시오! 류상진 입니다.” “팀장님! 여기 사무실인데요. 혹시 문윤호씨에게 택배 도착한 것 있나요?” “지금 막 배달하려고 집 앞에 도착했는데 왜?” “택배를 사무실에서 찾아가라 했다며 오셨네요!” “내가 1시간 후 집으로 배달해 드린다고 했는데 사무실로 찾으러 가다니 아침부터 무엇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끝까지 꼬이는구먼.”


 

 따스한 봄 날. 이름 모를 꽃들은 벌써부터 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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