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의 선물
전남 보성읍 오서마을 가운데 집에 조그만 택배 하나를 배달하려고 마당으로 들어가 빨간 오토바이를 잠시 세워놓고 큰 소리로 “할머니! 저 왔어요. 어디계세요?”하고 불렀으나 아무 대답이 없다.
“이상하다! 할머니께서 어디를 가셨을까? 밖으로 멀리 나가시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하며 오토바이로 “빵! 빵!”소리를 냈더니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활짝 웃는 얼굴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나오신다.
“날씨가 이렇게 무더운데 방에서 주무시고 계셨어요?” “방에 혼자 카만이 앙거 있을랑께 잠이 오드랑께 그래서 한 숨 자고 있는디 머시‘뽕!’그래서 깜짝 놀래갖고 일어났구만! 그란디 우리 집이 머시 와쓰까?”
“서울에서 조그만 선물이 하나 왔네요.”하며 오토바이 적재함에서 택배를 꺼내고 있는데 “이상하네! 우리 집이 소포 보낼 사람이 읍는디 누가 보내쓰까? 그런 것을 보내문 보낸다고 전화를 하고 그라드만 어지께랑 오늘은 아무한테도 전화가 안 오든디!”하며 고개를 갸웃 거리신다.
“서울 박종금씨가 누구 되세요?” “종금이? 그랑께 박종금이 말이여? 우리 막내 딸 이제 누구여?”하며 정말 의외라는 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신다.
“왜 막내 따님이 택배를 보냈는데 깜짝 놀라세요? 혹시 안 보내야할 물건이나 다른 곳으로 가야 할 것을 이쪽으로 보내서 그러시나요?”
“아니~이! 그란 거시 아니고 생각도 안 한 사람한테 택배가 온께 그라제 으채! 그나저나 머시 들었는가 한번 뜯어나 봐야 쓰것네!”하더니 급하게 방으로 들어가 조그만 과도를 가지고 나오신다.
“할머니! 칼로 상자를 개봉하실 때는 조심해서 하세요. 잘못하면 속의 내용물을 손상시킬 수 있거든요.”
“잉! 나도 알아! 머냐 은제 한번 우리 며느리가 내 옷을 사서 보냈는디 박스를 뜯다가 옷을 상해부러 갖고 그것을 수리해 준다고 갖고 가드만 나중에 갖고 왔는디 하여간 배깥에 외출할 때는 못 입고 일하로 댕김서 입고 말었어! 을마나 며느리한테 미안하든지!”
“그런 일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조심하세요!”하는 순간 박스를 개봉하였는데 택배 속에서 나온 것은 시장에 갈 때 사용하는 재할용품으로 만들어진 바구니였다.
“이제 여름도 되고 하였으니 예쁜 옷이나 들었나 보다 했는데 웬 시장바구니를 다 보냈어요? 제 생각에는 이건 별로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하자
갑자기 활짝 웃는 얼굴로 변하신 할머니 “왔다아! 성질도 징허게 급하네 암만 그란다고 우리 막내딸이 그것 한나만 보내고 말것서? 안에 또 다른 것이 들어갖고 있것제!”하더니
“모냐 은제 한번 막내딸이 즈그 식구들하고 우리 집이 놀러와 갖고 있을 때게 내가 ‘아야! 혹시 나 장에 가고 그랄 때 쓰게 째깐해 갖고 접어지고 그란 시장바구니 느그 집이 있냐?
이쓰문 한나 보내라! 그것이 장에 갈 때 짐도 안 되고 영 조트란 마다!’그랑께 우리 딸이 ‘잉! 알았어!’그라드만 오늘 이라고 이쁜 것을 이져불도 안하고 보냈구만!”
“그러니까 시장바구니가 옷 보다 더 반가우시겠네요?” “내 옷은 애기들이 늘 사다주고 그랑께 마니 있어! 그라고 요새 옷들은 징하게도 안 떨어지드만 ”
“그러면 옷을 보낸 며느리 보다 시장바구니를 보낸 막내 따님이 제일로 예쁘시겠네요?” “그랑께 말이여! 누구든지 우리 막내 딸 만 가트문 참말로 좋것네!”
"누구든지 우리 막내딸만 가트문 참말로 조컷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