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큰가방 2017. 11. 12. 16:27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주위가 어두컴컴한데 집 뒤쪽 숲에서는 새들의 합창소리가 요란하다 못해 시끄럽게 들려왔다.

이른 아침부터 애들이 5일 장을 열었나? 왜 이렇게 오늘따라 유난히 더 떠들고 있지?”하다 늘 조용하기만 하던

 

숲에서 무언가 살아있다는 표시를 하는 것 같아 가만히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았다. 옷을 수선하려고 세탁소를 운영하는 친구를 찾아갔다.

이보게! 친구! 잘 지내고 계셨는가? 가족들도 다 무고하시고?” “어서 오시게! 자네도 그동안 잘 지내고 계셨고? 집안도 다 무고하시고?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며 병아리도 다들 건강하신가?” “우리야 항시 건강하지~!”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왕림하셨는가?”

다소 장난스런 인사가 끝나고, “바지 품을 조금 줄여 줄 수 있겠는가?” “? 옷이 너무 커서 그런가? 우리 친구들 대부분 옷이 작아서

 

늘리려고 가져오는데 자네는 반대로 줄이려고 가져왔는가?” “요즘 내가 다이어트를 했거든! 그러다보니 몸무게가 약 9kg정도 줄었는데

내가 입는 옷은 옛날 그대로니 상의는 그런대로 입을 만한데 바지는 너무 커서 줄줄 내려가니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그럼 지금 바지가 얼마나 큰데?” “몸이 빠지기 전 사이즈는 36이었는데 요즘은 34에서 33 정도면 딱 맞을 것 같은데!”

그래! 그럼 일단 몸을 한번 재보세!”하고 줄자로 몸을 재더니 “34쯤으로 줄이면 좋겠네!”하며 바지의 바느질 부분을 칼로 따내

 

하얀 분필 같은 걸로 표시를 한 다음 그 선에 맞춰 다시 재봉틀로 박는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였다. 그리고 친구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우연히 길 건너편 운동화, 등산화, 작업화 같은 신발을 전문으로 세탁하는 가게를 쳐다보았는데 출입문에

 

가게 임대 연락처 010-3629-0000’라고 쓰여 있었다. “저쪽 가게는 언제 문을 닫았을까?” 친구에게 묻자 진작 닫았어!”

왜 장사가 잘 안 되어서?” “제일 큰 요인은 장사는 잘 안 되는데 거기에 비해 가게 세()는 너무 비싸니까 어떻게 견딜 수가 없다고

 

나한테 하소연하더라고 그러더니 결국 문을 닫아버리데!” “그래도 운동화 세탁하는 곳은 한군데 쯤 있으면 우리가 편리한데 그랬네!”하며

아쉬운 마음인데 저쪽 아파트 쪽은 어떤지 몰라도 여기는 요즘 사람이 통 없어! 그러다보니 장사가 옛날처럼 잘 안 돼!”

 

정말 그 정도인가?” “우리가 젊었을 때 그러니까 한 20년 전만 하더라도 옷 수선하고 다려 달라고 맡기는 사람이 정말 많았거든,

그래서 새벽 2~3시까지 옷을 다리곤 했는데, 그때는 그 시간이 되도록 지금 여기 지나다니는 사람 보다 더 많이 왔다 갔다 하면서

 

불 켜놓고 일하고 있으면무슨 일을 날이 새도록 하냐? 이제 그만하고 나하고 술이나 한잔하고 쉬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오후 7~8시만 되면 거리에 사람이 안 보여 귀신이 나올 지경이야!” “자네 말을 들어보니 정말 심각한 일일세! 그런데

 

내 생각에는 각 기관(機關)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여기서 거주하면서 자녀들도 학교에 보내고 돈도 이 지역에서 써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모두들 도시(都市)로 가 버리니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더군다나 옛날에는 승용차로 광주를 가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교통이 불편했는데

 

요즘은 40분이면 갈 수 있으니 누가 얼마나 시골에서 생활하려고 하겠는가?” “더군다나 요즘은 자녀들 교육문제 때문에도

모두들 도시로만 가려고 그러니 앞으로가 더 문제일세!” “자꾸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에 사람들이 찾아 올수 있도록 하는

 

아주 좋은 획기적인 방법은 없을까? 그런 방법이 있으면 아주 좋을 텐데!”


구마산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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