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불러지지 않는 노래

큰가방 2018. 7. 14. 16:07

불러지지 않는 노래

 

내일은 제주 지방을 시작으로 비가 내리겠습니다. 비는 모레 아침까지 내리다 오후부터 그치겠습니다. 내리는 비의 양()

제주와 호남지방은 80에서 많은 곳은 150mm까지 내리겠으며 곳에 따라 강풍이 부는 곳도 있겠으니 항해하는 선박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자 제법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컴퓨터 작업(作業)을 하다

잠시 쉬려고 안경을 벗었는데 그 순간!’소리와 함께 안경다리가 부러져버렸다. “아직 일할 것이 많이 남았는데

 

그새를 못 참고 부러지면 나는 어떡하나?”하였지만 한번 부러진 다리는 어떻게 할 수 없어 안경점(眼鏡店)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서 오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하며 주인께서 반갑게 맞는다. “안경다리가 부러져 버렸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리만 부러졌으면 테만 다른 것으로 바꾸면 알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동안 이걸 사용하면서 혹시 눈이 피로하거나

불편하지는 않던가요?” “불편한 것은 없고 조금 전 까지 아무 이상 없이 잘 사용했거든요.” “그렇습니까?

 

그러면 테만 바꾸면 되는데 그렇게 할까요?” “그렇게 해주세요!”하며 잠시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잘 아는 후배 두 사람이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나를 보더니 활짝 웃는 얼굴로 아이고~ 형님 오랜만입니다.” “그래~ 자네들도 정말 오랜만일세!”

 

정년퇴직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요즘 뭐하고 지내세요? 퇴직하고 심심하지는 않던가요? 그리고 몸은 건강하신가요?”

이 사람아!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한 가지씩 물어보게! 자네처럼 그렇게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물으면 무엇부터 대답해야 할지

 

내가 헷갈리지 않겠는가?”하였더니 옆의 후배가 심각한 얼굴로그러게 너는 왜 그렇게 한꺼번에 여러 가지 질문을 해서

형님을 복잡하게 만드냐?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어라! 알았지?”하는 바람에 한바탕 폭소를 터뜨렸다. “몸은 자네가 보다시피

 

어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으니 건강한 편이야! 그리고 퇴직하고 나서 심심할까봐 어디 소일거리 없을까? 알아보기도 했는데

집에 조그만 텃밭이 있어 그걸 가꾸고, 또 운동도 하다 보니 그렇게 심심한 줄은 모르겠던데! 그런데 자네들은 정년(停年)까지 얼마나 남았는가?

 

내 생각으로는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데!” “저희들은 아직 멀었어요! 제 나이 이제 마흔 아홉인데 벌써 정년을 말씀하시면 되겠어요?

앞으로도 십년도 더 남았는데요.” “그래~! 그럼 내가 너무 앞서 나갔나? 어찌되었건 정년퇴직 했다고 집에서 지내는 것 보다

 

그래도 직장이 있어 아침이면 출근하는 것이 훨씬 더 좋으니까 쫓아내지만 않으면 근무를 하게! 명예퇴직 같은 것은

아예 생각도 하지 말고 알았제?” “직장에 출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그렇게 다르던가요?” “달라도 하늘과 땅 차이로 다르거든.”

 

그러면 무엇이 제일 불편하던가요?” “내가 직장에 근무할 때는 가수처럼 노래를 잘한다고는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게 부른다고는 했거든,

그런데 막상 퇴직을 하고 나니까 이제는 회식(會食)할 일이 없지 않은가?” “그렇지요.” “그러다보니 노래방 갈 일이 없더라고!”

 

그런데 갑자기 무슨 노래방 입니까?” “그러니까 내말을 들어보게 회식을 하면 술을 한잔 할 테고, 그러면

그 바람에 노래방도 가고 하는데, 회식을 하지 않으니 노래방도 안 가지고, 거길 안 가니 노래 부를 일이 없어지고,

 

그래서 지난번 TV에서 평소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가수가 멋들어지게 부르고 있어 나도 따라 부르려고 했는데 아무리 해도 안 불러지더라고.” 


어디로 가는 열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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