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결국 남는 것은 골병이여!"

큰가방 2019. 8. 10. 15:58

결국 남는 것은 골병이여!”

 

길을 가다 밭에서 일을 하고 있는 선배 부부를 만났다. “형님! 오늘도 바쁘시네요.”인사를 하자동생! 오랜만이시! 요새 몸은 어떠신가?”

몸은 좋은 편이에요.” “자네 옛날에 몸이 안 좋아 어디 수술 받았다고 안 했는가?” “그때 신장에 암이 생겨 수술을 받았는데

 

워낙 초기에 발견했기 때문에 후유증도 없이 지금은 건강한편이에요.” “그래~! 그라문 다행이시!” “그런데 지금 무엇 하세요?”

내가 몸이 불편하고 그래서 밭을 그냥 장사꾼들한테 밭떼기로 넘겨버렸거든, 그란디 어제 오후에 감자를 다 캐가서

 

남아있는 것 주서내고 정리 잔 하고 있네. 그래야 또 멋을 심든지 으차든지 하제!” “몸 어디가 안 좋으신데요?”

내가 직장(職場) 근무할 때부터 허리가 그렇게 안 좋데! 그란디 퇴직(退職)하고 집에서 농사 잔 진다고 이라고

 

움직이고 항께는 갈수록 안 좋아져 할 수 없이 지난번에 광주 대학 병원에서 수술을 받었단 마시.” “그러셨어요? 저는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그란디 병원 담당 교수께서이제부터는 허리를 아껴 쓰셔야 할 것 같습니다.’하더라고 그란디 그것을 깜박 잊고 이라고

 

농사 진다고 하고 있응께 허리 땀새 못 살것드란 마시. 그래서 할 수 없이 밭떼기로 넘겼네!”하며 안타까운 표정이다.

그러면 얼마나 받으셨어요?” “감자는 평당(坪當) 4천원 받으문 쪼금 남든지 안 그라문 본전이든지 그라고, 5천원을 받으문

 

그래도 한 돈 백만 원쯤 남거든 그란디 나는 장사꾼들이 와서 밭을 파 보드니 금년에 날씨가 많이 가물었어도 우추고 농사를 잘 지셨소!’

함시로 5천 원씩 쳐 주드만.” “그러면 감자 농사 계산은 해 보셨어요?” “계산 할 것이 멋이 을마나 있겄는가? 그냥 인건비, 비료대,

 

그라고 기름 값 빼고 나문 남은 것은 별로 없어! 지금 여기 요 밭에서 금년 1월부터 감자 심어 지금까지 백만 원쯤 벌었을까?

그라꺼이시 그란디 병원의 담당 교수의 말씀은될 수 있는 대로 허리 사용하는 일은 하지 마십시오.’ 그란디 농사꾼이 우추고

 

땅을 놔두고 농사를 안 짓것는가?” “그러니까요.” “자네 우리 친구 기성이라고 알제?” “! 알고 있지요.”

그 친구가 도시에서 직장 생활하다 귀촌(歸村)한다고 와서 우리 동네에 집을 짓드만 저쪽 미력면 쪽에 논()사고 밭()사고 해서 자꾸 일을 벌이고 있드라고.” “무슨 일을 벌이는데요?” “느닷없이 경험도 없는

 

사람이 양봉(養蜂) 한다고 벌을 한 통에 15만원씩 주고 100통을 사다 키우더니 다 죽이고 또 40통을 사다 놨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밭 주위에 황칠나무를 심더니 어떻게 관리했는지 지난겨울에 다 얼어 죽었어! 그래서 그 친구와 술 한 잔하면서

 

내가 보기에 자네 나이도 있는데 일을 너무 크게 벌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논이나 밭도 사려고 하지 말고, 또 일도 자꾸 크게 벌리지 말고,

또 가끔은 쉬어가면서 일을 하게!’하고 충고를 했더니 갑자기 우리 집에 발을 끊었더라고!” “왜 그랬을까요?”

 

그래서 전화를 해 봤거든! 그랬더니 몇 번 만에 전화를 받더니우리 집 사람이 그러는데 자네는 말이 너무 많고,

친구 잘 되는 꼴도 못 보는 사람 같으니 앞으로 친하게 지내지 마라!’했다며 특별히 나를 만나야 할 일 있으면 만나고

 

그렇지 않으면 만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정말 그런 말을 했어요?” “정말 그랬다니까. 그래서 그 친구나 나나 이제는 몸과 나이를

생각해야 하는데 너무 일 욕심만 부리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결국 골병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병원 담당 교수님 말씀처럼 될 수 있으면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게 잘 될지 모르겠네!” 


전남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대한다업 겨울 녹차 밭입니다. (사진은 2012년 12월에 촬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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