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식성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에서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는 햇볕은 따갑다 못해 뜨거움이 느껴지고, 시골 들녘의 넓은 논에는 부지런한
농부들이 심어놓은 어린모들이 어느새 뿌리 발을 하였는지 파릇파릇하고 튼튼하게 자라나 풍년 농사를 약속하는 듯 보이는데,
어디선가 날아온 잠자리 한 마리 모 주위를 왔다 갔다 서성이더니 갑자기 하늘 높이 솟아올라 멀리 날아가 버렸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器具)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운동(運動)을 하고 있는데 “일찍 오셨네요!”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후배 부부가 빙긋이 웃고 있었다. “동생 오랜만일세! 그동안 건강하셨는가? 집안에 별일은 없고?” “
별일이야 있겠어요? 한 가지 걱정거리 빼고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돌아가고 있어요.” “그래! 그렇다면 다행일세!
그런데 한 가지 걱정거리는 무엇인가?”묻자 고개를 돌려 제수씨를 슬쩍 쳐다보더니 “그런데 형님 몸이 예전에 비해 많이 빠지신 것 같은데
혹시 다이어트 하셨나요?” “그게 내가 직장(職場)에서 퇴직(退職)하고 나니 갑자기 몸이 나기 시작하더라고 그런데 또 신장(腎臟)에
암(癌)이 생기는 바람에 수술(手術)을 받았는데 병원 담당 교수께서 ‘너무 과체중인 것 같으니 몸을 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해서
그 뒤로 열심히 노력해서 약 10kg 정도 감량했는데 이제 좀 늘씬하게 보이는가?” “옛날에는 조금 뚱뚱하게 보였는데
지금은 마치 보기도 좋고 건강하게 보이네요.”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네!”하자 갑자기 제수씨께서 “그러면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셨어요?
혹시 굶어가면서 하셨어요?”
“어떻게 밥을 굶으면서 할 수 있답니까? 혹시 허기라도 지면 사람이 쓰러질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그걸 시작하기 전 미리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해야지 하루아침에‘나 살 뺀다!’하면서 굶는다거나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거든요. 그런데
왜 갑자기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제가요. 요즘 갑자기 몸무게가 늘어나서 정말 죽을 지경이에요.”
“제가 보기에 제수씨는 그렇게 뚱뚱하게 보이지 않은데요.”하자 후배가 “뭐가 안 뚱뚱합니까? 그리고 요즘은 이상하게 식성도 변해서
꼭 살찌기 좋은 음식만 가려 먹으니 안찌겠어요?” “무슨 음식을 드시는데?” “요즘 돼지고기가 자꾸 먹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돼지고기는 많이 먹어도 그렇게 살이 찌지는 않는다고 하거든.” “그건 왜 그럴까요?”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단백질은 살이 찌지 않는다고 알려졌는데 돼지고기에는 탄수화물이 별로 없고 단백질이 많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때
가끔씩 고기를 먹어줘야 한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우리 집사람은 요즘 버터에 밥 두 공기 반을 비벼서‘정말 맛있다!’며
먹고 또 사이다나 콜라 한 병을 마시고 나서야‘아이고! 잘 먹었다!’하는데 그게 정상일까요?” “버터도 땅콩버터가 있고
천연버터가 있는데‘땅콩버터는 살이 찌는데 천연버터는 살이 찌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그걸 먹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는데.”
“그러면 형님은 어떻게 살을 빼셨어요?” “나는 밥을 아주 적게 먹는 대신 혹시 허기질 수도 있으니 양배추와 케일 같은 것을
닭 가슴살하고 같이 먹는데 항시 배가 고프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 “그러면 특별히 가려야 할 음식이 있을까요?”
“우리가 흔히 먹는 식물성 기름이나 탄산음료, 피자, 튀김, 인스턴트식품을 조심하고 밤에 야식(夜食)만 먹지 않아도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되는데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은‘열심히 운동하고 음식만 조심하여도 살은 찌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 명심하면 살은 빠질 거야!”
소백산 비로봉에서 천동주차장으로 가는 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