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경찰서에서 생긴 일

큰가방 2002. 4. 19. 12:37
이라 그런지 각 기관마다 봄맞이 청소가 한창입니다.
오늘은 보성경찰서를 우편물을 배달하러 갑니다.
경찰서를 들어서자 마자 경찰서 직원들이 청소를 하느라고 분주합니다.
어떤 직원은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 기도하고 어떤 직원은 걸레로 바닥을 닦는 직원
또는 유리창을 닦느라고 분주합니다.
민원실에 우편물을 가지고 들어서자 유리창을 닦던 여직원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천 순경 님 이쪽으로 좀 오셔보세요!" 하는 겁니다.
"무슨 일 일까?" 저도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유리창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랬더니 아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누군가 껌을 씹어 벽에 붙여 놓고는 그 껌 위에 담배꽁초를 붙여 놓은 겁니다.
외부인이 그랬는지 아니면 직원이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장난치고는 좀 심한
장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지만 담배를 피울 때 꼭 지정된 곳에서 피우고 담뱃불을
반드시 끈다면 산불조심이네 담뱃불조심이네 하는 이야기도 없을 것 같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욕을 먹는 일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사를 해서 범인을 잡아내세요! 그래야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을 것 아닙니까?"
하는 저의 말에 경찰서 직원의 얼굴이 떨떠름한 미소를 지으면서
"예! 그래야 할까 봐요!" 라고 대답을 합니다
잠시 후 등기우편물 수령인을 받고 있는데 여직원이 신문지에 무언가를 조심스럽게 담는
겁니다. 그런데 신문지가 무슨 봉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신문에다 무엇을 담는 겁니까?" 하는 저의 물음에
"예 이건 구 신문지로 만든 쓰레기 봉투 에요! 여기에다 일반쓰레기 말고 종이쓰레기
그러니까 폐지 만 담아서 모아두었다가 재활용하려고요!" 하는 경찰서 직원의 설명에
저도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아! 그렇군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정말 좋은 생각이네요!"
하는 저의 말에 경찰서 직원이 이렇게 설명을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우리들도 봉지를 잘 만들지를 못하고 또 사용할 줄을 몰라서 애를 먹었어요.
처음에는 봉지가 자꾸 터지고 그렇지 않으면 찢어지고 그래서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봉지를 만들 때 신문지 두장을 엇갈리게 해서 봉지를 만드니까 봉지가 터지지도
않고 잘 찢어지지도 않아서 쓰기가 좋더라구요!" 하고 설명을 합니다.
"아! 그렇군요! 정말 누구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정말 좋은 생각을 하셨네요
우리 우체국에서도 그냥 신문지는 따로 모아서 버릴 줄만 알았지 이렇게 재활용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 했네요! 우리도 한번 해 보아야 하겠네요!" 하는 저의 말에
경찰서 직원들도 흐믓한 미소를 감추지 못합니다.
자원절약이네 자원재활용이네 하는 구호는 얼마든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헌 신문지로 쓰레기 봉지를 만들고 또 그걸 사용하여 자원재활용에 앞장서시는
보성경찰서 직원 여러분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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