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이야기

향수소동

큰가방 2002. 4. 9. 17:13
아침에는 다소 쌀쌀하던 날씨가 한낮에 되자 초여름을 느끼게 할 만큼 더운 날씨가
이어집니다.
길옆에 늘어선 벚꽃나무에는 하얀 꽃잎들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아침 우편 실에서는 우편물을 배달하는 순서대로 구분하는 순로 구분이 한창입니다.
여느때 같으면 다소 시끄럽기도 하겠지만 오늘은 우편물이 많아서 인지 조용하게
구분작업에만 열중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향수 냄새가 나는 겁니다.
처음에는 아주 희미하게 나더니 점차 향수냄새가 강렬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이내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같이 독한 향기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끔씩 몸에 향수를 뿌리고 다니는 총각직원에게 묻습니다.
"자네 향수 뿌렸나?" 그랬더니 그 직원이 하는 말
"아니요 저는 안 뿌렸는데요!" 하는 겁니다.
"이상하다 어디서 나는 냄새지?" 하는 저의 말에 옆에 있던 동료직원이
"자네가 뿌렸지 자네 아니면 뿌릴 사람이 없는데 그래!" 하시는 겁니다.
그러자 총각 직원이 "아니에요 저는 안 뿌렸어요! 정말이라니까요!"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다시 옆에서 "자네가 아니면 누가 향수를 뿌리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
하면서 핀잔입니다. 그러자 그 총각직원은 거의 울상을 지으며
"아! 글쎄 저는 안 뿌렸다니까요! 정말 이예요! 냄새를 맡아보시면 되잖아요!"
하는 겁니다 그러자 누군가 "향수냄새가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것 같아요!" 하는 겁니다.
그래서 1층 계단 쪽으로 가보니 1층에서 올라오는 냄새 같았습니다.
"이상하다! 왜 아래층에서 향수 냄새가 날까?" 하고 1층으로 내려가 봅니다.
그랬더니 이게 웬 일입니까? 1층에서는 이미 창문이란 창문은 다 열어놓고 출입문까지
다 열어서 환기를 시키느라 야단입니다.
그러다 보니 통로를 통하여 2층으로 향수냄새가 올라 올 수 밖예요.
자세히 알아보니 청소하시는 아줌마께서 조화(造花)에 봄 향기를 느끼게 하려고
향수를 약간 뿌린다고 하다가 실수를 한 것입니다.
그러니 온 사무실에 아주 강한 향수냄새가 나는 바람에 창문에다 출입문까지 열어놓고
환기를 시키다 보니 아침 쌀쌀한 날씨에 옷을 가볍게 입고 출근한 직원들은 오들오들(?)
떨었다던가요?
그리고 이따금씩 향수를 뿌리고 다니던 총각 직원은 향수를 뿌리고 다닌다고 핀잔하는
직원들의 말에 차마 화는 내지 못하고 거의 울상이 되어서
내가 향수를 안 뿌렸다고 결백을 주장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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