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내린 비가 봄을 몰고 왔는지 문득 바라본 매화나무에는 빨간 꽃들이 피어나고 있습
니다.
그리고 천천히 피어나는 매화나무 꽃 속에서 어느덧 봄은 우리 곁으로 다가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시골의 들판은 아직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농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경운기에 거름을 가득 싣고 이리저리 나르는 농부들의 모
습이 이제는 농사철이 가까워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도 이 마을 저 마을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니 어느덧 전남 보성읍 대야리 강산 마을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 집 저 집 우편물을 우편수취함에 넣기도 하고
등기 우편물 도장을 받기도 하면서 마을의 우편물 배달이 거의 끝이 날 무렵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오전에 우체국을 출발할 때 소포 하나가 부피가 너무 커서 오토바이에 싣지 못하고 오후에
한번 더 배달을 나오려고 우체국에 놓아두고 온 소포가 생각이 나는 겁니다.
‘아! 저기 이옥순 할머니 댁에 오늘 소포가 있었지! 집에 계시는지 모르겠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옥순 할머니 댁으로 가 봅니다. 그리고는
‘할머니 계세요?’ 하고서는 큰소리로 부르자 할머니께서 텃밭에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응! 나 여깃어! 왜 그래?” 하며 얼른 저에게 뛰어오십니다. 그러더니
“거시기 우리 집에 뭣 왔제? 오늘은 누가와도 오껏이다 그라고는 지금까지 으디도 안 가고
기달리고 있었는디 뭣 안 왔어 응?“ 하시며 저를 보고 물으시는 겁니다.
‘할머니 할머니 댁에 소포가 하나 왔는데요! 소포가 너무 커서 지금은 못 싣고 왔거든요!
조금 있다가 편지 배달 끝나면 가져다 드릴게요 다른데 가시지 마시고 집에서 기다리고 계
세요 아시겠어요?‘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그라문 은제 갖고 온다고 이따 만큼 갖고 온다고?” 하시며 다시 물으십니다.
‘예 아마 4시쯤 다시 올 것 같으니까요 다른 곳에 가시지 마시고 집에 계세요! 아시겠지
요?’ 하였더니
“응 알았어! 그라문 4시에 온다고?” 하시며 다시 되물으십니다.
‘예! 할머니 이따 4시경에 다시 올 테니까요 집에 계세요! 아시겠지요?’ 하였더니
“응 알았어! 얼렁 와야되야 오늘 그것 좀 받을라고 한종일 기달리고 있었단께 응 알았어!”
하시며 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가에는 마치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설레는 마음을
담아내시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다시 이 마을 저 마을로 급히 우편물을 배달하는데 마치 시간에 기름칠을 해 놓은 것처럼
왜 그리 시간은 잘 가는지 어느덧 시간은 오후4시를 훌쩍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할머니께서 많이 기다리시겠는데!’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우편물 배달을 마치고 다시
할머니의 소포를 오토바이에 싣고서는 할머니 댁으로 달립니다.
그리고는 할머니 댁의 마당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가서 빵 빵하고 소리를 내었더니
할머니께서는 급히 현관문을 열고서는 달려나오십니다.
“으짜까 미안해서 두 번씩이나 고생을 시켜 갖고 애기들이 뭣을 보낸다고 이라고 아저씨들
을 성가시게 해싼가 몰르것어!“ 하시며 저를 반기십니다.
‘할머니 현관문을 좀 열어주세요 소포가 무거우니까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내가 그냥 들고 가껏인디 그냥 이리 줘 내가 갖고 가께 여그까지 갖고 온것도 미안한디!”
하시며 소포를 받으시려고 하십니다.
‘할머니 소포가 무거우니까요 제가 갖다 놓을게요!’ 하고서는 현관 문 앞으로 다가서자
할머니께서는 얼른 현관문을 열어놓으십니다.
“아저씨 그란디 고생을 했응께 뭣 입맛을 좀 다시고 가야 쓰꺼인디 늙은이 혼자 산께 뭣을
줄것이 없는디 으짜까 미안해서!“ 하시며 몹시 미안해하시는 표정이십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저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하며 오토바이에 오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할머니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아저씨 아저씨! 거시기 돈은 안 받어 갖고가?” 하십니다. 잠시 어리둥절한 저는
‘아니 무슨 돈을 받아가요? 할머니 이건 돈 받아 가는 소포가 아닌데요!. 하였더니
“오! 그라문 돈은 우리 아들이 다 냈는 갑구만! 먼저 참에는 누가 차에다가 물건을 실고 와
서는 오천원을 주라고 그라데 그래서 물어 봐!“ 하십니다.
‘예! 할머니 돈은 이미 할머니 아들이 다 냈으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갑니다!’
하고서는 다시 오토바이에 오르는데 할머니께서는
“응 조심해서 가씨요 잉! 고생만 시켜싸서 미안해서 으짜까 뭣 대접도 못하고!” 하시며 빙
그레 미소를 지으십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안녕히 계세요!’ 하며 할머니 댁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우체국으로 향하여 달려오는데 방금 전 할머니의 미소가 자꾸 떠오릅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방금 전 할머니의 미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
입니다.
니다.
그리고 천천히 피어나는 매화나무 꽃 속에서 어느덧 봄은 우리 곁으로 다가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시골의 들판은 아직 조용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농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경운기에 거름을 가득 싣고 이리저리 나르는 농부들의 모
습이 이제는 농사철이 가까워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오늘도 이 마을 저 마을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니 어느덧 전남 보성읍 대야리 강산 마을로
들어섭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 집 저 집 우편물을 우편수취함에 넣기도 하고
등기 우편물 도장을 받기도 하면서 마을의 우편물 배달이 거의 끝이 날 무렵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오전에 우체국을 출발할 때 소포 하나가 부피가 너무 커서 오토바이에 싣지 못하고 오후에
한번 더 배달을 나오려고 우체국에 놓아두고 온 소포가 생각이 나는 겁니다.
‘아! 저기 이옥순 할머니 댁에 오늘 소포가 있었지! 집에 계시는지 모르겠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옥순 할머니 댁으로 가 봅니다. 그리고는
‘할머니 계세요?’ 하고서는 큰소리로 부르자 할머니께서 텃밭에서 무슨 일을 하시는지
“응! 나 여깃어! 왜 그래?” 하며 얼른 저에게 뛰어오십니다. 그러더니
“거시기 우리 집에 뭣 왔제? 오늘은 누가와도 오껏이다 그라고는 지금까지 으디도 안 가고
기달리고 있었는디 뭣 안 왔어 응?“ 하시며 저를 보고 물으시는 겁니다.
‘할머니 할머니 댁에 소포가 하나 왔는데요! 소포가 너무 커서 지금은 못 싣고 왔거든요!
조금 있다가 편지 배달 끝나면 가져다 드릴게요 다른데 가시지 마시고 집에서 기다리고 계
세요 아시겠어요?‘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그라문 은제 갖고 온다고 이따 만큼 갖고 온다고?” 하시며 다시 물으십니다.
‘예 아마 4시쯤 다시 올 것 같으니까요 다른 곳에 가시지 마시고 집에 계세요! 아시겠지
요?’ 하였더니
“응 알았어! 그라문 4시에 온다고?” 하시며 다시 되물으십니다.
‘예! 할머니 이따 4시경에 다시 올 테니까요 집에 계세요! 아시겠지요?’ 하였더니
“응 알았어! 얼렁 와야되야 오늘 그것 좀 받을라고 한종일 기달리고 있었단께 응 알았어!”
하시며 저를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가에는 마치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설레는 마음을
담아내시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다시 이 마을 저 마을로 급히 우편물을 배달하는데 마치 시간에 기름칠을 해 놓은 것처럼
왜 그리 시간은 잘 가는지 어느덧 시간은 오후4시를 훌쩍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할머니께서 많이 기다리시겠는데!’ 하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우편물 배달을 마치고 다시
할머니의 소포를 오토바이에 싣고서는 할머니 댁으로 달립니다.
그리고는 할머니 댁의 마당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가서 빵 빵하고 소리를 내었더니
할머니께서는 급히 현관문을 열고서는 달려나오십니다.
“으짜까 미안해서 두 번씩이나 고생을 시켜 갖고 애기들이 뭣을 보낸다고 이라고 아저씨들
을 성가시게 해싼가 몰르것어!“ 하시며 저를 반기십니다.
‘할머니 현관문을 좀 열어주세요 소포가 무거우니까 제가 가져다 드릴게요!’
하는 저의 말에 할머니께서는
“내가 그냥 들고 가껏인디 그냥 이리 줘 내가 갖고 가께 여그까지 갖고 온것도 미안한디!”
하시며 소포를 받으시려고 하십니다.
‘할머니 소포가 무거우니까요 제가 갖다 놓을게요!’ 하고서는 현관 문 앞으로 다가서자
할머니께서는 얼른 현관문을 열어놓으십니다.
“아저씨 그란디 고생을 했응께 뭣 입맛을 좀 다시고 가야 쓰꺼인디 늙은이 혼자 산께 뭣을
줄것이 없는디 으짜까 미안해서!“ 하시며 몹시 미안해하시는 표정이십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저 갈게요 안녕히 계세요!’ 하며 오토바이에 오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할머니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아저씨 아저씨! 거시기 돈은 안 받어 갖고가?” 하십니다. 잠시 어리둥절한 저는
‘아니 무슨 돈을 받아가요? 할머니 이건 돈 받아 가는 소포가 아닌데요!. 하였더니
“오! 그라문 돈은 우리 아들이 다 냈는 갑구만! 먼저 참에는 누가 차에다가 물건을 실고 와
서는 오천원을 주라고 그라데 그래서 물어 봐!“ 하십니다.
‘예! 할머니 돈은 이미 할머니 아들이 다 냈으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갑니다!’
하고서는 다시 오토바이에 오르는데 할머니께서는
“응 조심해서 가씨요 잉! 고생만 시켜싸서 미안해서 으짜까 뭣 대접도 못하고!” 하시며 빙
그레 미소를 지으십니다.
‘할머니 괜찮아요 안녕히 계세요!’ 하며 할머니 댁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우체국으로 향하여 달려오는데 방금 전 할머니의 미소가 자꾸 떠오릅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방금 전 할머니의 미소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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