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이야기

"거참 이상하다!"

큰가방 2004. 7. 30. 20:45
 

거 참! 이상하다!

2000/04/04


전화가 왔습니다.

"여기 울산인데요. 지난 3월26일 날 보성에 계시는 우리 장모님께 용돈을 조금 보내드렸는데 반송이 왔다 이겁니다 엄연히 살고 계시는 데도 반송이 왔다 이겁니다 그래도 되는 겁니까?" 투박한 경상도 말씨에 대뜸 화부터 내시는 민원성 전화이기에 조금은 당황하였으나 침착하게 "우편물이 반송된 사유가 무엇이던가요?" 하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상대방에서는 "반송된 사유가 무엇인지 내사 압니까?" 하고 화부터 내시는 겁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만 제가 그 등기 우편물 배달증을 찾아보고 다시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고서 전화를 일단 끊었습니다. 그리고 27-28일자 등기 우편물 배달증을 찾아보았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등기 우편물 배달증에는 수취인의 도장이 선명하게 날인이 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전화를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장모님에게 발송하신 등기는 3월 27일날 우리 보성우체국에 도착이 되어 보성읍 주봉리에 살고 계시는 정복례 할머니께 배달하려고 하였으나 그 날 할머니 댁에 아무도 계시지 않은 까닭에 배달하지 못하고 28일날 제가 배달을 하였습니다. 그 날 정복례 할머니께서 사위 되신 분이 울산에서 무슨 건설회사에 다니시는데 장모님을 상당히 생각하신다고 자랑을 많이 하시더군요"


하고 설명을 하였더니 그분 하시는 말씀이 "거참 이상하다 그럼 뭐가 반송이 왔다 말이고?" 하시는 게 아닙니까 그래서 "혹시 의심스러우시면 배달된 내용을 팩스로 보내드릴까요?" 하였더니 "아입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전화를 끊으십니다. 제가 생각을 해봐도 “거참 이상하다? 분명히 배달이 되었는데 뭐가 반송이 되었다는 이야기인지 참말로 거 참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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