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자전거

잘못적은 전화번호

큰가방 2007. 4. 1. 13:38
 

잘못적은 전화번호


“이 소포는 주소가 율포리로 되어 있어도 주공아파트로 배달해야하는 소포 아닌가?” “글쎄요? 주공아파트로 주소이전신고를 하였으니 주공으로 배달해야 될 것도 같은데 율포리에 이길용 씨 어머니가 살고 있으니까. 어디로 배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한 달 전에 주소이전신고를 한 사람이 지금까지 옛 주소로 물건을 구입할 것 같지는 않은데 이걸 어디로 배달해야 하지?”어제 내가 배달해야 할 소포우편물 중‘전남 보성 회천면 율포리 1114번지 이길용’이라고 적어진


건강보조식품회사에서 발송한 라면 박스 두 배쯤 되는 크기의 소포 한 개가 도착되었는데 이길용 씨는 약 1개월 전 회천면 율포리에서 보성읍 우산리 주공아파트에 이사하여‘어머니 우편물을 제외하고 모두 주공아파트로 배달해 달라!’는 주소이전신고를 하여 지금까지 주공아파트로 배달하였는데 건강보조식품은 이길용 씨 자신의 우편물인지 아니면 어머니의 우편물인지 얼른 분간하기 어려워 동료직원에게 물어보았으나 직원 역시 어디로 배달해야 할지 몰라 난감한 일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소포의 표면에 적어진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리 신호가 가도 받지 않아 다시 집 전화를 하였으나 여전히 받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없이 주공아파트로 소포를 배달하려고 하였는데 사람이 없는 것이다. “어쩔 수없이 이 소포는 주소지(住所地)로 배달해야겠구나!”하고 율포리의 이길용 씨 어머니 댁으로 갔는데 그 곳에도 사람이 없었다. “참!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지? 소포를 그냥 놓아두고 가? 그런데 소포를 놓아두고 갔다 나중에 소포를 안받는다고 하면?


아니 그런데 왜 휴대전화는 받지 않는 거야?”하며 애꿎은 휴대전화만 원망하다 할 수없이 우체국으로 소포를 다시 가지고 오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일찍 이길용 씨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는데 역시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다. “아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왜 전화를 이렇게 받지 않는 거야?”하며 다시 이길용 씨 어머니 집에 전화를 걸었는데 잠시 신호가 가고 “여보시요! 누구여?”하며 비로소 할머니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저 우체국 집배원입니다.


할머니 댁에 소포가 하나 왔는데 이걸 아드님에게 배달할지 아니면 할머니 댁에 배달할지 몰라 전화 드렸습니다. 이걸 어디로 배달해드려야 하나요?” “뭔 소포가 왔는디?” “건강보조식품회사에서 보낸 소포인데 상당히 큰 소포거든요!” “그래~에! 그라문 나는 잘 모르것는디! 우리 아들한테 물어봐야 쓰껏인디 으짜까?” “그런데 아드님 휴대전화번호로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거든요. 방금 전에도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어요.” “그래~에! 그라문 으째야 쓰까?


가만있어 봐! 내가 우리 아들한테 전화해서 아저씨한테 전화하라고 하께!”하며 전화는 끊겼는데 잠시 후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집배원 아저씨 되시지요? 저 이길용이라는 사람입니다. 소포 때문에 전화하셨다면서요?” “예! 제가 선생님의 휴대전화번호로 몇 번을 전화했는데 받지 않더라고요!” “그랬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전화가 한번도 오지 않았는데요!” “어제 제가 다섯 번 정도 그리고 방금 전에 전화를 했는데!” “그런데 저에게는 전화가 안 오더라고요!


혹시 전화번호가 잘못된 것 아닐까요?” “선생님 전화번호가 000번이 맞지요?” “저의 전화번호는 그 번호가 아니고 000번입니다. 아마 소포를 발송한  회사에서 저의 전화번호를 잘못적은 것 같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어쩐지 전화를 받지 않아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번호가 틀려서 그랬군요. 그런데 선생님께 건강보조식품회사에서 소포가 하나왔는데 이걸 어디로 배달해드려야 할지 몰라 전화 드렸습니다!”


“아~아! 그거요? 저의 어머니께 배달해주시면 되는데!” “율포리에 살고계시는 어머니 말씀이지요? 알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 부탁이 하나있는데 앞으로 또 어머니께 우편물을 보내실 때는 할머니 이름으로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이 우편물을 배달할 때 그렇게 헷갈리는 일이 없거든요!” “제가 그 생각을 못했군요.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전화는 끊겼다.

 

*전남 보성 회천면 군농리 군농교회에 피어있는 수양벚꽃입니다. 

*회천초등학교 교정의 벚꽃입니다. 

*회천면 동율리 만수마을 도로 변에 피어있는 벚꽃입니다. (2007년 3월 30일 촬영한 사진)

 

 


'빨간자전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로 갖고 가!"  (0) 2007.04.14
"자네 이제 큰일 났어!"  (0) 2007.04.09
옥(玉) 장판 소동  (0) 2007.03.24
손녀의 핸드폰  (0) 2007.03.17
"아저씨! 나 알아요?"  (0) 2007.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