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오래 살아야지요!”
5월 하순이 가까워지면서 날씨는 무더운 여름을 향하여 줄달음질치고 있는지 햇볕 따가운 날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연일 계속되고 있는데 내가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하여 천천히 우체국 문을 출발하여 시골마을로 향하여 달려가는 시골길 옆 감자밭에서는 지난 1월에 파종하여 정성을 다해 길러낸 어린이의 주먹만큼 큰 알이 튼실한 한 감자를 수확하느라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는 시골아낙네들의 흐뭇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전남 보성 회천면 천포리 원천포 마을에 있는
식당(食堂)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았는데 시간은 어느새 오후 1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우편물은 여기 있고요. 오늘은 저금을 얼마나 하시겠어요?” “오늘은 3만원 만 저금해주세요! 자꾸 심부름을 시켜 미안해 어떻게 하지요?” “작은 돈이지만 매일 이렇게 우체국에 저금해 주시는 것 만해도 저희들은 고맙지요. 그리고 그런 심부름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미안하게 생각하지 마세요.”하며 식당 주인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방문이‘스르르’열리더니
“어야! 혹시 나한테 등기편지 온 것 없는가?”하며 마을의 영감님께서 나를 부르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마을사람들이 방안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은 어르신께 편지 온 게 없네요!” “그래~에! 그란디 자네 점심은 묵고댕긴가? 그냥 댕긴가? 점심식사 안했으문 이리와 밥 잔 묵고가소!”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아직까지 점심을 안 먹겠어요?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마을사람들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세요?” “오늘 우리 집 감자 캐고 있어! 그래서 일하는 양반들 점심대접 잔 하고 있네!”
“그런데 요즘 수확하는 감자는 맛이 들었을까요?” “요즘 수확하는 감자는‘추백’이라는 품종인디 쪄 먹는 감자가 아니고 음식조리용이나 과자 만드는데 사용하는 감자여! 그라고 우리가 쪄 묵는 감자는‘수미’라는 품종인디 쪼금 더 있다가 6월 초순쯤이나 되야 수확할 수 있는 거여!” “예~에! 그렇군요! 어르신 저 그만 가 볼게요!” “어야! 그냥 가불문 서운해서 쓴단가? 이리와 술 한 잔만 하고가! 어서!” “아이고! 대낮부터 술은 무슨 술이랍니까? 저는 술 마시면 안 되거든요.”
“으째서 안 되야?” “저도 오래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안 되지요!” “오래 살다니? 그 소리는 또 뭔 소리여?” “어르신도 생각해 보세요. 제가 술 마시고 오토바이 타고 가다 사고 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오래 살려면 오토바이 타고 다닐 때는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되거든요. 술은 제가 우편물 배달이 끝난 다음에 주세요!” “허! 허! 허! 그런가? 나는 또 뭔 소리라고! 그라문 음료수라도 한잔하고 가!” “음료수는 주신다면 제가 마실게요!”
“그러면 우선 의자에 잔 앉아보소! 아무리 바뻐도 음료수를 서서 마실 수는 없지 않은가?” “저는 서 있는 것이 습관이 되서 괜찮아요. 어르신!” “그란디 자네 머리에 쓰고 있는 뚜껑 잔 벗어불문 안되것는가?” “머리에 뚜껑이라니요? 무슨 말씀이세요?”머리에 뚜껑 벗으라는 말씀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영감님 얼굴을 바라보았더니 영감님께서는 빙긋이 웃으며 “자네 머리에 쓰고 있는 헬멧 말이여! 그것 잔 벗어불고 다니란 말이시!” “아! 이 헬멧 말씀이세요?”
“다른 사람들은 오토바이 타면서 헬멧을 안 쓰고 다닌디 우체부들은 꼭 쓰고 다니드만 그란디 그것 쓰고 댕기문 안 답답하던가?” “저희들도 사람인데 왜 답답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저희들이 헬멧을 쓰고 다니는 이유는 다 내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쓰고 다니는 것이지 예뻐 보이라고 쓰고 다니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도 촌(村)구석에 차가 다니면 얼마나 다닌다고 헬멧을 쓰고 다녀?”하는 순간 식당 주인아주머니께서 “오토바이 타고 다닐 때는 꼭 헬멧을 쓰고 다녀야 해요!
어제도 저 윗마을 영감님이 오토바이 타고 골목길에서 나오다 감자 싣고 가는 차(車)하고 부딪쳐서 큰일 날 뻔했어요. 시골에서는 도로에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으니까 별 생각 없이 차(車)들이 과속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갑자기 골목길에서 사람이나 오토바이가 튀어나오면 사고가 나곤 하니까 서로 조심해야 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어제 그 영감님께서는 헬멧을 쓰고 있어 큰 사고는 면했다고 하더라고요!”하는 말씀에 “대차 사고는 언제 날지 모르니까 안전한 것이 최고제~에! 자네 말이 맞네! 맞아!”
*이 꽃이 무슨 꽃일까요? 바로 감자 꽃이랍니다.
*햇 감자 수확이 한창입니다. (2007년 5월 15일 전남 보성 회천면 천포리 갈마 마을 앞에서)
*요즘 수확하는 감자는 추백이라는 품종으로 음식조리용이나 과자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감자라고 하네요! (2007년 5월 15일 전남 보성 회천면 화죽리 화당마을 앞에서)
'빨간자전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저씨! 미워요!" (0) | 2007.06.17 |
---|---|
"딸도 없는 사람이!" (0) | 2007.06.10 |
"액땜하세요!" (0) | 2007.05.12 |
"건강이 최고여!" (0) | 2007.05.05 |
"아유~우 짜증나!" (0) | 2007.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