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싶은 택배, 받기 싫은 택배,
전남 보성 회천면 5일 시장에서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는데 옆 마을에 살고 있는 영감님 한분께서
“어야! 날도 징하게 덥고 그란디 고상해 쌓네!”하시며 천천히 옆으로 다가오신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그런데 요즘 바쁘실 텐데 오늘은 장보러 나오셨어요?
“꼭 장을 볼라고만 여그를 나오란 법이 있단가? 멋을 잔 살 것도 있고 그래서 나와 봤네!” “그러셨어요? 그러면 모처럼 나오셨으니
맛있는 것이랑 사 드셔야하는데요!” “맛있는 것도 조체만 우선 바쁜께 우리 인부들 샛껏줄 것만 사 갖고 얼렁 가야 쓰것네!”
“아직도 감자 수확이 덜 끝나셨나요?” “감자는 진작 끝나 부렇어! 그란디 인자 또 쪽파 심을라문 지금부터 준비를 안 해야 쓰것는가 잉!”
“쪽파 심을 준비라면 종자 다듬는 작업 말씀이세요?” “종자를 따듬어 놔야 밭에다가 심든지 말든지 하제 안 그라문 심거지들 안한디 으차꺼인가?”
“종자 다듬는 일도 큰일이네요.” “촌 일이라는 것이 큰일 아닌 것이 있단가? 다 큰일이제! 안 그란가?” “그러시겠네요.”하고
돌아서려는 순간 무언가 좋은 일이 있다는 듯 활짝 웃는 표정으로 변하신 영감님. “어야! 그란디 우리 집 혹시 택배 안 왔든가?”
“오늘 어르신 댁에는 택배 도착된 게 없던데 누가 반가운 선물이라도 보냈다는 연락을 받으셨어요.”
“아니~이! 우리 딸이 거시기 안 있는가? 그것을 보낸다고 그라드란 마시!” “거시기라면 무엇을 보낸다는 말씀인데요.” “와따~아! 그것 안 있는가?”하고
입안에서는 빙빙 도는데 말이 잘 안 나온다는 듯 안타까운 표정을 하시더니 “거시기 수삼(水蔘) 안 있는가? 그것을 보낸다고 전화가 왔드란 마시!”
“말리지 않은 인삼 말씀이지요? 그런데 수삼 발음하기가 그렇게 힘드셨어요?” “그랑께 말이시! 으째 그 말이 그라고 안 나왔는지 참말로 이상하단께!”
“그러면 어제 보냈다고 하던가요?” “아니 어지께 사로 간다고 했응께 오늘이나 보내꺼란 말이시!” “그러면 내일이나 도착하겠는데요.”
“그란디 자네도 잘 알다시피 요새 우리가 바쁘단 마시 그랑께 으차문 집이가 사람이 암도 읍으꺼이시!” “그러면 제가 잘 알아서 배달 해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자네가 오직 잘 알아서 하껏인가 마는 그래도 혹시 몰르고 도로 갖고 가 불문 그것이 몰리도 안한 쌩것이라 상할 수도 있응께 잘 좀 해주소 잉!”
“그것은 걱정하지 마세요.” “그라문 부탁하네 잉!” “예! 그럼 안녕히 가세요!”하고 막 돌아섰는데
“어야! 혹시 우리 집이 택배 안 왔든가?”하고 이번에는 반대쪽 마을 영감님께서 물으신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오늘 어르신 택배는 없던데
누가 선물 보낸다는 연락이라도 있던가요?” “아니~이! 선물을 보낸다는 거시 아니고 어그저께 먼 전화가 왔드란 마시 몸에 아조 존것인께 사라고!”
“그래서 어떻게 하셨는데요?” “안 받으란다고 그랬는디 멋을 공짜로 주고 또 멋이 당천되문 으디 여행도 공짜로 보내주고 그랑께 사라글드만 마시!”
“공짜로 무엇을 주겠다는 사람을 믿으면 안되는데요!” “아니 그래서 첨에는 그래보까? 했는디 암만 생각해도 거짓말 같드랑께 그래서 보내지 마라
그랬는디 혹시나 또 보냈다냐 으쨌다냐 그란 생각이 든께 잠이 안 오드란 마시 하이튼 그것을 안 바더야 쓰꺼인디 참말로 보내문 으째야 쓴단가?”
“그러면 수취거절하시면 되니 걱정하지 마세요.” “참말로 그라문 쓴단가?” “제가 뭐하러 어르신께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자네 말을 들어봉께 간단한디 내가 무담시 꺽정을 그라고 마니 했든 갑이네 잉!”
"꽃이 하다 이빼서 장에서 사 갖고 왔단 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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