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할머니와 개

큰가방 2015. 9. 19. 17:13

할머니와 개

 

전남 보성 노동면 묘동마을 두 번째 집 우편함에 우편물을 넣고 있는데 영감님께서 오토바이 앞쪽을 가르치며

어야! 거그 불 써져갔고 있네! 날이 훤한디 멋 할라고 불을 써갖고 댕긴가?” “! 이거요! 오토바이는 원래 주간에도 불을 켜고 다니도록 되어있어요!” “

    

아니 대낮에 뭣 할라고 불을 쓰고 댕긴단가?” “오토바이는 타고 다니다 혼자 넘어지면 가벼운 부상을 입지만 차량하고 부딪히면

중상 아니면 사망 아닙니까? 그래서 차량 운전하는 분들이 오토바이를 빨리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이렇게 불을 켜고 다니거든요!”

    

대차 그라것네 잉! 그라문 나도 오토바이 탈 때는 불을 쓰고 댕겨야 쓰것네! 나는 으째서 우체구 직원들은 저라고 낮에도 불을 쓰고 댕긴고?

그랬드만 그랑께 다 뭔 이유가 있었구만 잉!” “오토바이 라이트를 켜고 다닌다고 해서 특별히 돈이 더 많이 들거나 하지 않으니까

    

어르신께서도 기왕이면 불을 켜고 다니시는 것이 좋아요!” “! 알았네! 고맙네!” 하시는 어르신을 뒤로하고 초전 마을 아래쪽,

도로에서 약 100m 쯤 떨어진 양지쪽에 조그마하면서도 아담한 집에서 노부부께서 정답게 살면서 사람이 찾아가면 굉장히 반가워하시는

    

영감님 댁 대문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계세요?” 하고 마당으로 들어서자 할머니께서 5~6m 쯤 되는 기다란 장대의 잔가지를 다듬고 계시다

우메! 우체구 양반이 오겠네! 먼 반간 것을 갖고 왔으까?” 하며 활짝 웃으신다. “염소 영농조합이라는 곳에서 편지를 보냈네요!”

    

에이! 그런 것은 가꼬지 말고 그냥 으따가 내부러! 또 뭔 약 사로 나오라고 그라제?” 하시는데 그 순간 하얀 색 발바리 개 한 마리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종 개 한 마리가 ! ! 월 월!” 하면서 짖기 시작하자 할머니께서시끄럽다! 반간 손님잉께 짖지 말어라! !”

    

하시는데 개들이 더 큰 소리로 짖어대기 시작한다. 그래서 임마! 할머니가 반가운 손님이라고 하시니까 짖지 말아야지~!” 하였더니

이번에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으르렁!” 거리더니 금방이라도 물어뜯을 듯 달려드는 순간 할머니께서 지금까지 다듬고 계시던

    

긴 장대를 하늘 높이 치켜세우더니 갑자기 개들을 향하여 사정없이 내려치자 땅바닥에 부딪치면서~소리가 나자

지금까지 기세 좋던 개들은 ~소리와 함께 한 마리는 개집으로 한 마리는 마루 밑으로 얼른 피신을 하자

    

써근노무 게에끼들이 한번 짖지 마라문 짖지 말제 한번 짖으문 한없이 퍼 짖어싸! 손님들 미안해서 죽것드만은!” 하는 말씀에

개들도 밥값을 하려고 짖는데 그렇게 사정없이 때리면 되겠어요?” “! 게에끼들이 죽으문 잡어서 해묵어 불제 어채!” 하시는데

    

그 순간 마루 밑으로 들어간 개가 다시으르렁거리기 시작하자 할머니께서 다시 긴 장대를 개를 향하여 사정없이 내려치자

마루 밑으로 들어갔던 개는 완전히 전의(戰意)를 상실하였는지 머리만 빠끔히 내놓고 말똥말똥 쳐다 보고 있다.

    

개들아! 내가 뭐라고 그랬냐? 짖지 말라고 하였지? 앞으로 조심해라! 함부로 나를 보고 짖다가 보신탕이 되어도 나는 절대 책임 못 진다!” 

 

 

"편지 아저씨! 기왕이문 이삐게 찍어주씨요! 알것제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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