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청소하는 습관

큰가방 2017. 8. 5. 14:12

청소하는 습관

 

아직 6월 중순인데도 날씨는 한 여름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는지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더 무더운 느낌이 드는데 집 뒤쪽 숲속의 새들은

오늘도 시원한 나무 그늘에 모여 무슨 말을 주고받는지 ! ! !” “! ! !” “! ! !”귀가 시끄러울 정도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

 

이발한지 엊그제 같은데 왜 이렇게 머리가 가렵지? 벌써 머리 자를 때가 되었나?”생각하며 이발소로 향했다. “어서 오시게! 이발 할라고 왔는가?

이리 앉소!”하며 주인(主人)께서 이발하는 의자를 가르친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하였다. “금년에는 무더위가

 

왜 이렇게 일찍 시작될까요? 아직은 더워질 때가 아닌 것 같은데 작년에 비해 유난히 더 무더운 것 같아요.” “그랑께 말이여!

그란디 이런 날씨가 금년만 그런 것이 아니고 지구(地球) 온난화(溫暖化) 때문에 해가 가면 갈수록 더위도 더 빨리 찾아오고 더 무더워진다고 하더라고.”

 

그러면 이제 선풍기도 꺼내놓아야 하겠네요.”하였더니 그란디 자네 농사(農事) 을마나 짓는가?”하고 묻는다. “저는 농사 없어요.”

농사가 읍다고?” “논은 한 평도 없고 밭은 저의 집에 딸려있는 조그만 텃밭이 하나 있기는 한데 그건 왜 물으세요?”

 

아니 요새 날이 너머 가물어서 농사를 못 짓것다고 야단들이어서 혹시 자네도 그런가? 싶어 물어 보니라고!” “옛날에 남의 논을 빌려 벼농사를

조금 지어볼까 했는데 누구 말을 들으니 남의 논 빌려갖고 농사 질라문 짓지 말소! 그것 해봐야 무담시 헛고생만 한께!’하는 바람에

 

그냥 포기했어요.” “그랬어! 그래도 요즘은 농사를 지문 헛고생은 안한 갑드만 그란디 문제는 너무 가물어서 농사를 못 짓것다

그래싼께 큰일이네!” “그러니까요. 엊그제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워낙 날이 가물다보니 그것 내려서는 해결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그 비가 큰 일했어! 태래비서 본께, 엊그저께 내린 비가 을마나 갑사치가 있으까? 어느 학자가 연구를 했는 갑드만!

그란디 결과를 본께 그것이 무려 4백 억()원 가치가 있다 글드랑께! 나는 생전 비가 오문 온갑다! 눈이 오문 온갑다! 그랬는디

 

그것을 보는 학자들의 마음은 그것이 아닌갑드만!” “그래서 학자가 있고 전문가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머리카락을 자르고 면도가 끝났는지 금메 마시! 인자 머리 깜세!”하여 세면대에서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있는데

 

그 사이 주인은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빗자루로 쓸어 휴지통에 담더니 수건으로 이발 가위와 면도기를 깨끗하게 닦아 제자리에

가지런히 놓아두는 모습을 보고 형님! 그렇게 가위와 면도기를 깨끗하게 닦아 놓지 않으면 누가 벌금 물린다고 하던가요?”

 

그것은 으째 물어본가? 자네도 생각해 보소! 그래도 이발소 하문 가위하고 면도기 아닌가? 그라고 이것이 내 밥줄인디

항상 깨끗하게 관리해야 안 쓰것는가!” “나중에 하루 일과 끝내고 바닥에 머리카락도 쓸어내고 가위나 면도기를 닦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라문 쓴단가? 이것을 안 쓸고 놔 두문 손님들이 밟기도 하고 또 바람에 날리기도 한께 위생상으로도 안 좋단 말이시!

그랑께 나는 항시 그때그때 쓸고 닦아버리거든. 내가 언제 한 번 어느 시골마을 이발소를 갔는데 얼마나 청소를 안 했는지 굉장히 지저분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 그래서 그 뒤부터 손님이 한 사람이 왔다가든, 두 사람이 왔다가든 언제나 청소하는 습관이 생기더라고!” 


전남 보성읍 우산리 구마산에 피어있는 영지버섯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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