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길가의 가로수들이 가을 옷을 바꿔입느라 부산합니다.
억새꽃의 아름답던 은빛 수염은 간 곳이 없고 이제는 온통 머리를 산발을 하고서 바람에
나부끼며 외로이 서 있습니다. 아마도 기나긴 겨울로의 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곡식을 모두 거둬간 들판에는 이름 모를 잡초만이 쓸쓸히 들판을 지키고 있습니다.
가을도 오기 전 겨울로 들어선 느낌이라 왠지 모를 황량감이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 만 같습니다.
보성군 노동면 금호리 대여마을로 들어서면서 그래도 벼를 말리고 계시는 농부들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어르신 도장 한번 찍어 주실래요! 등기 편지가 왔는데요" 하는 저의 말에
"으디서 편지가 왔간디 도장을 찍어주라고 그래 뭣인지 알아야 도장을 찍어주제 받어야
될 편진가 아닌가 봐야 쓰것어!" 하시며 영감님께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저를 바라보십니다.
"예! 아드님 차 있지요? 아마 차 보험료 넣으라는 안내서인 것 같네요!' 하는 저의 말에
"그래! 그라문 몰라도 지난번에는 안 받아할 편지를 무단히 도장을 찍어주고 받어갖고
우리 아들한테 혼이 났어 그래서 그래!" 하시며 도장을 내어주십니다. 그러시더니
"아 금메 내 이야기 좀 들어보소 우리 둘째 아들이 집이를 와서는 '아부지 나 돈이 좀
필요한디 보증 좀 서주씨요' 하드란 마시 그래서 으짜꺼인가 아들놈이 그란디 보증을
안 서 줄수도 없고 그래서 보증을 서 줬어 아 그랬드니 이 놈이 뭣을 잘못했는가 부도가
나부렇어 그래갖고 밤 봇짐을 싸서 도망을 갔어 그란뒤로는 소식이 없어 그란디
법원에서 무슨 편지가 왔데 빨리 빚 안 갚으문 차압을 부친다고 그란디 만약에 차압을
부치문 우리는 으디로 가꺼인가 그래서 아까는 내가 편지를 안 받을라고 그란거여!"
하시며 저에게 하소연을 하시는 겁니다.
"그러면 어르신 혹시 아드님 소식을 못 들으셨어요?" 하고 묻자
"금메 소식이 없어 누구 말을 들응께 제주도 인가 으딘가서 봤다고 그란디 전화도
없고 편지도 없고 그란께 답답해서 죽것네!" 하시며 눈시울이 붉히시는 겁니다.
"정말 그러시겠네요 소식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속이 많이 상 하셨겠어요!"
하는 저의 말에 영감님께서는
"어짜것인가 닥치면 닥치는 대로 살아야제 그나저나 자식 놈 소식이나 알았으문 좋것는디
알수가 있어야제 으디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나 있으문 좋것어 허허!"
하시며 허탈한 웃음을 웃고 계십니다.
"이제 곧 좋은 소식이 있겠지요!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어르신!" 하였더니
"금메 그랬으문 얼마나 좋것는가? 바쁜디 어서 가보소 무단히 바쁜 사람잡고 미안하시!"
하십니다.
"어르신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언제나 부모님의 사랑은 한이 없는 것 자식의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영감님의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는 것이 아마도 소나기라도 오려는 것 같습니다.
억새꽃의 아름답던 은빛 수염은 간 곳이 없고 이제는 온통 머리를 산발을 하고서 바람에
나부끼며 외로이 서 있습니다. 아마도 기나긴 겨울로의 여행을 준비하는 것 같습니다.
곡식을 모두 거둬간 들판에는 이름 모를 잡초만이 쓸쓸히 들판을 지키고 있습니다.
가을도 오기 전 겨울로 들어선 느낌이라 왠지 모를 황량감이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 만 같습니다.
보성군 노동면 금호리 대여마을로 들어서면서 그래도 벼를 말리고 계시는 농부들의
부지런한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게 합니다.
"어르신 도장 한번 찍어 주실래요! 등기 편지가 왔는데요" 하는 저의 말에
"으디서 편지가 왔간디 도장을 찍어주라고 그래 뭣인지 알아야 도장을 찍어주제 받어야
될 편진가 아닌가 봐야 쓰것어!" 하시며 영감님께서는 평소와는 다르게 저를 바라보십니다.
"예! 아드님 차 있지요? 아마 차 보험료 넣으라는 안내서인 것 같네요!' 하는 저의 말에
"그래! 그라문 몰라도 지난번에는 안 받아할 편지를 무단히 도장을 찍어주고 받어갖고
우리 아들한테 혼이 났어 그래서 그래!" 하시며 도장을 내어주십니다. 그러시더니
"아 금메 내 이야기 좀 들어보소 우리 둘째 아들이 집이를 와서는 '아부지 나 돈이 좀
필요한디 보증 좀 서주씨요' 하드란 마시 그래서 으짜꺼인가 아들놈이 그란디 보증을
안 서 줄수도 없고 그래서 보증을 서 줬어 아 그랬드니 이 놈이 뭣을 잘못했는가 부도가
나부렇어 그래갖고 밤 봇짐을 싸서 도망을 갔어 그란뒤로는 소식이 없어 그란디
법원에서 무슨 편지가 왔데 빨리 빚 안 갚으문 차압을 부친다고 그란디 만약에 차압을
부치문 우리는 으디로 가꺼인가 그래서 아까는 내가 편지를 안 받을라고 그란거여!"
하시며 저에게 하소연을 하시는 겁니다.
"그러면 어르신 혹시 아드님 소식을 못 들으셨어요?" 하고 묻자
"금메 소식이 없어 누구 말을 들응께 제주도 인가 으딘가서 봤다고 그란디 전화도
없고 편지도 없고 그란께 답답해서 죽것네!" 하시며 눈시울이 붉히시는 겁니다.
"정말 그러시겠네요 소식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속이 많이 상 하셨겠어요!"
하는 저의 말에 영감님께서는
"어짜것인가 닥치면 닥치는 대로 살아야제 그나저나 자식 놈 소식이나 알았으문 좋것는디
알수가 있어야제 으디가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이나 있으문 좋것어 허허!"
하시며 허탈한 웃음을 웃고 계십니다.
"이제 곧 좋은 소식이 있겠지요!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어르신!" 하였더니
"금메 그랬으문 얼마나 좋것는가? 바쁜디 어서 가보소 무단히 바쁜 사람잡고 미안하시!"
하십니다.
"어르신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밖으로 나오는 저의 마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언제나 부모님의 사랑은 한이 없는 것 자식의 소식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영감님의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는 것이 아마도 소나기라도 오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