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기보다는 상쾌함을 느끼게 합니
다.
그리고 들판을 꽉 채우고 있는 푸른 벼들을 바라보며 금년에도 풍년농사임을 예고하는 것
같아 마음 설렘을 느낍니다.
오늘도 이 마을 저 마을로 열심히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니 저는 어느덧 전남 보성군 노동면
옥마리 마산 마을입구로 들어섭니다.
마산마을의 첫 집인 손광근 씨 댁의 우편물을 우편 수취함에 넣는 순간 누군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이 이리 좀 와~아 쪼금 쉬었다가소 잉!” 하시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손광근 씨 댁
바로 앞에 있는 마을의 정자에 마을 분들이 모두 모여 계십니다.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계시게요?“ 하는 저의 물음에
“오늘이 칠월칠석날 아닌가! 그래서 그냥 넘어가기가 그래서 그냥 모여서 술이나 한잔하고
있네!“ 하시며 저에게 돼지고기 한 접시와 술잔을 내미십니다.
“저는 술은 안 해요! 대신 수박이나 한 조각 먹고 갈게요!” 하면서 수박을 한 조각 집어 들
었더니 “아따 이 사람이 그래도 안주가 있응께 한잔 만 하문 좋제 마다 그래싼가?” 하시며
술잔을 저에게 권하십니다.
사실 시골마을의 모임의 자리가 도시의 회식자리만큼 맛있는 안주나 좋은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가정에서 조금씩 이 집에서는 고기 또 저 댁에서는 음료수 또는 술을 가지고
나오시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량의 음식이나 술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저 또한 근무중의 술은
금물이기 때문에 우편물 배달 도중 술을 권하시며 가장 난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결같이 “그래도 한잔 만하고가~아!“ 하면서 술을 권하면 어쩔 수 없이 잔을 받아
도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마침 옆에 계시던 할머니 한 분께서 “아제 술을 안 자시고 그라문 이것 사이단께 이것
한잔 마셔봐 잉” 하시며 사이다를 한잔 따라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고맙습니다!” 하고서는 사이다를 한잔 마셨는데 아니 이게 뭡니까?
그것은 사이다가 아니고 그냥 맹물이었습니다.
“할머니 이것은 사이다가 아니고 그냥 맹물이잖아요!”
하면서 볼멘소리를 하였더니 할머니께서는 깜짝 놀라시며 “우메 우짜까 나는 그것이 사이다
병인지 알았는디 그것이 맹물이여? 잉? 아이고 미안해서 으째사 쓰까?“ 하시자 그만 주위의
모든 분들의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할머니께서 저에게 사이다라고 말씀하실 때 음료수 병을 보았어야 하는데 음료수 병은
보지도 않고 그냥 사이다 인줄 알고 마셨는데 마시고 난 뒤 음료수 병을 보니 그 병은 오렌
지 주스 병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화가 난 척 한 것뿐인데 할머니께서는 그만 당황하신 것 같았습니다.
다시 진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한바탕 웃고 나니 더위도 잠시 물러간 것 같은 느낌입니
다.
저는 다시 이 마을 저 마을로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노동면 금호리를 지나 감정리 그리고
대련리를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노동면 감정리에서 부터는 보성강 상류가 있기 때문에 오늘도 피서객들이 간간이 눈에 뜨입
니다.
보성강 상류는 물이 맑고 깨끗하여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인데 금년에는 많은
비로 인하여 마땅히 텐트를 칠만한 곳이 없어서인지 별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고 여겨집
니다.
그리고 마을 정자에는 마을 분들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낮잠을 주
무시기도 합니다.
정말 언제 보아도 정다운 우리의 시골 풍경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저는 어느덧 노동면 대련리 적련 마을로 들어섭니다.
적련 마을의 백형남 씨 댁 골목길을 거침없이 올라 막 커브를 트는 순간 골목길에 자리를
펴고 누워 계시는 백형남 씨의 가족을 보고는 얼른 오토바이를 세웁니다.
“우메 미안해서 으짜까 지나가시 꺼인디 그냥 이리주고 쪼금 쉬었다가 가셔 잉!” 하시는 할
머니의 말씀에 “저도 얼른 끝내고 좀 쉬어야지요!” 하면서 우편물을 건네 드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시골마을의 골목길은 자리를 펴면 그곳이 바로 피서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목길은 항시 조심을 하여야만 합니다.
골목길에는 적당한 그늘과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무더위를 식혀주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상
상을 할 수 없는 피서지가 생기는 셈이지요.
도시에서 골목길을 점령하고 앉아있다면 무슨 눈총을 받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시골이니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백형남 씨 댁의 옆집에 우편물을 배달하고 다시 나오려니까 저의 오토바이 소리에
누워 계시던 백형남 씨 가족들께서 다시 벌떡 일어나시는데 정말 죄송한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길을 빠져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
니다.
피서(避暑)란 무엇일까? 피서란 더위를 잠시 피하는 것이 피서인데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과 골목길을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매미의 쓰르라미 그리고 새들의 아름다운
합창소리까지 덤으로 들으며 백형남 씨 가족은 정말 좋은 피서를 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다.
그리고 들판을 꽉 채우고 있는 푸른 벼들을 바라보며 금년에도 풍년농사임을 예고하는 것
같아 마음 설렘을 느낍니다.
오늘도 이 마을 저 마을로 열심히 우편물을 배달하다보니 저는 어느덧 전남 보성군 노동면
옥마리 마산 마을입구로 들어섭니다.
마산마을의 첫 집인 손광근 씨 댁의 우편물을 우편 수취함에 넣는 순간 누군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이 이리 좀 와~아 쪼금 쉬었다가소 잉!” 하시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손광근 씨 댁
바로 앞에 있는 마을의 정자에 마을 분들이 모두 모여 계십니다.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계시게요?“ 하는 저의 물음에
“오늘이 칠월칠석날 아닌가! 그래서 그냥 넘어가기가 그래서 그냥 모여서 술이나 한잔하고
있네!“ 하시며 저에게 돼지고기 한 접시와 술잔을 내미십니다.
“저는 술은 안 해요! 대신 수박이나 한 조각 먹고 갈게요!” 하면서 수박을 한 조각 집어 들
었더니 “아따 이 사람이 그래도 안주가 있응께 한잔 만 하문 좋제 마다 그래싼가?” 하시며
술잔을 저에게 권하십니다.
사실 시골마을의 모임의 자리가 도시의 회식자리만큼 맛있는 안주나 좋은 음식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가정에서 조금씩 이 집에서는 고기 또 저 댁에서는 음료수 또는 술을 가지고
나오시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량의 음식이나 술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저 또한 근무중의 술은
금물이기 때문에 우편물 배달 도중 술을 권하시며 가장 난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결같이 “그래도 한잔 만하고가~아!“ 하면서 술을 권하면 어쩔 수 없이 잔을 받아
도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 마침 옆에 계시던 할머니 한 분께서 “아제 술을 안 자시고 그라문 이것 사이단께 이것
한잔 마셔봐 잉” 하시며 사이다를 한잔 따라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고맙습니다!” 하고서는 사이다를 한잔 마셨는데 아니 이게 뭡니까?
그것은 사이다가 아니고 그냥 맹물이었습니다.
“할머니 이것은 사이다가 아니고 그냥 맹물이잖아요!”
하면서 볼멘소리를 하였더니 할머니께서는 깜짝 놀라시며 “우메 우짜까 나는 그것이 사이다
병인지 알았는디 그것이 맹물이여? 잉? 아이고 미안해서 으째사 쓰까?“ 하시자 그만 주위의
모든 분들의 웃음보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사실 할머니께서 저에게 사이다라고 말씀하실 때 음료수 병을 보았어야 하는데 음료수 병은
보지도 않고 그냥 사이다 인줄 알고 마셨는데 마시고 난 뒤 음료수 병을 보니 그 병은 오렌
지 주스 병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화가 난 척 한 것뿐인데 할머니께서는 그만 당황하신 것 같았습니다.
다시 진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한바탕 웃고 나니 더위도 잠시 물러간 것 같은 느낌입니
다.
저는 다시 이 마을 저 마을로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노동면 금호리를 지나 감정리 그리고
대련리를 향하여 가고 있습니다.
노동면 감정리에서 부터는 보성강 상류가 있기 때문에 오늘도 피서객들이 간간이 눈에 뜨입
니다.
보성강 상류는 물이 맑고 깨끗하여 언제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인데 금년에는 많은
비로 인하여 마땅히 텐트를 칠만한 곳이 없어서인지 별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고 여겨집
니다.
그리고 마을 정자에는 마을 분들이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낮잠을 주
무시기도 합니다.
정말 언제 보아도 정다운 우리의 시골 풍경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저는 어느덧 노동면 대련리 적련 마을로 들어섭니다.
적련 마을의 백형남 씨 댁 골목길을 거침없이 올라 막 커브를 트는 순간 골목길에 자리를
펴고 누워 계시는 백형남 씨의 가족을 보고는 얼른 오토바이를 세웁니다.
“우메 미안해서 으짜까 지나가시 꺼인디 그냥 이리주고 쪼금 쉬었다가 가셔 잉!” 하시는 할
머니의 말씀에 “저도 얼른 끝내고 좀 쉬어야지요!” 하면서 우편물을 건네 드립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시골마을의 골목길은 자리를 펴면 그곳이 바로 피서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목길은 항시 조심을 하여야만 합니다.
골목길에는 적당한 그늘과 그리고 시원한 바람이 무더위를 식혀주기 때문에 도시에서는 상
상을 할 수 없는 피서지가 생기는 셈이지요.
도시에서 골목길을 점령하고 앉아있다면 무슨 눈총을 받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시골이니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백형남 씨 댁의 옆집에 우편물을 배달하고 다시 나오려니까 저의 오토바이 소리에
누워 계시던 백형남 씨 가족들께서 다시 벌떡 일어나시는데 정말 죄송한 생각입니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길을 빠져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듭
니다.
피서(避暑)란 무엇일까? 피서란 더위를 잠시 피하는 것이 피서인데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과 골목길을 타고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매미의 쓰르라미 그리고 새들의 아름다운
합창소리까지 덤으로 들으며 백형남 씨 가족은 정말 좋은 피서를 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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