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엄마! 울지마세요!"

큰가방 2006. 2. 16. 22:42
 

“엄마! 울지 마세요!”


“엄마! 내가 당분간 집에 없더라도 절대 울지 마세요! 알았지요?” “그래! 알았어! 울지 않을게!” “그럼 나와 약속해요!” “그래 알았어! 알았다니까 그러냐?” 지난 2월 14일 낮12시 쯤 저의 둘째 아들과 집사람이 강원도 춘천에 있는 춘천호 주변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나눈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가 끝난 후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거쳐야하는 둘째 아들의 군 입대 위하여 춘천시 신북읍에 있는 102 보충대로 향하였는데 보충대에 차츰 가까워지면서 전국에서 모여든


가족의 자식의 애인의 군 입대를 환송 나온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1시 정각 102 보충대에서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저희 102보충대는 부모님의 자녀들이 군 생활에 필요한 신체검사와 그리고 적성을 테스트하여 군 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대입니다.” 라는 군 부대장의 안내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있을 이별을 아쉬워하는 연인들의 나지막한 흐느낌과 다독이는 모습 이제 군인이 되어야 할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 아무런 말도 없이 아들의 등을 토닥이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30여전 제가 군 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30여전 제가 전남 영암읍 어느 초등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마치고 저의 집인 보성으로 오기 위하여 버스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도 저는 별 직장이 없어 공사판을 전전하다 군 입대를 하기 위하여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였고 저의 집 형편도 무척 가난한 살림살이에 아버지도 일찍 돌아 가신데다 나이어린 동생들과 어머니를 두고 군에 입대하여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저의 마음이 무척 심란하여 “아!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버스 안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하고 깊은 생각을 하고 있는 도중 그때 마침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아마 난생 처음일거야 어머님의 곁을 떠난 건 원한사모 친 휴전선에는 궂은비만 내리누나. 고향을 떠나 올 때에 이슬 맺힌 눈동자로 손을 흔들던 점이 얼굴이 꿈속에 또 찾아오네!”라고 시작되는 가수 조영남 씨가 부른‘점이’라는 노래였습니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마치 조영남 씨의 노래가 저의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저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울었을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의 사정을 알 턱이 없는 버스 안의 승객들이 모두들 이상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이 흘러 내가 벌써 둘째 아들 군 입대를 위하여 전남 보성에서 강원도 춘천이라는 머나먼 이곳까지 찾아왔구나!”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오늘 군 입대를 위하여 이곳에 오신 장정들은 모두 손들어 보세요! 그리고 저를 따라 큰소리로 외쳐보세요! 아버지! 어머니!


이제 아무 걱정도 하지 마세요! 저는 오늘 드디어 대한민국의 씩씩한 군인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씩씩하고 늠름한 군인이 되어 아버지 어머니를 찾아뵙겠습니다.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그리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집사람도 물론 저의 둘째 아들을 안고 눈물을 보이기 시작하였는데 “엄마~아! 아까 울지 않기로 약속하셨잖아요! 그런데 벌써부터 울기 시작하면 어떻게 해요? 이제 그만 우세요! 그리고 씩씩한 군인이 되어 엄마에게 갈게요! 엄마 알았지요?”하더니


“아빠! 저 그만 가 볼게요!” “그래!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든지 한번은 꼭 해야 할 일이니까 열심히 하고 늠름한 군인이 되어 집에 돌아오기 바란다! 알았지?” “옛! 알았습니다!” 하는 인사를 마치고 다른 장정들과 함께 군에 입대하는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로 국방의 의무입니다. 그 국방의 의무를 지키기 위하여 군에 입대한 저의 둘째가 이제 늠름하고 씩씩한 군인이 되어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음악은 가수 조영남씨가 부른 '점이'라는 노래입니다.

 

*전남 보성 봇재의 녹차밭에서 촬영한 야경 사진입니다. (왼쪽이 이번에 군에 입대한 저의 둘째 가운데가 저의 집사람 오른쪽이 큰 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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