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천사의 웃음

큰가방 2015. 8. 22. 16:57

천사의 웃음

 

전남 보성읍 온수동 마을 앞을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 둘이 삼산마을 쪽을 향하여

열심히 걸어가다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 세우더니아저씨! 녹차 밭 아직 멀었나요?”하고 묻는다. 그래서 길 건너 산비탈 쪽을 가르치며

 

저쪽에 보이는 것이 녹차 밭인데요.” 하고 빙긋이 웃었더니아저씨! 저기 말고 TV에 나오는 커다란 녹차밭 말이에요!”하며 따라 웃는다.

~! 그 차밭 말씀하셨군요! 이제 거의 다 오셨어요! 여기에서 약 3km 쯤 더 가시면 됩니다!” 하였더니

 

아이고! 아직도 그렇게 많이 남았어요? 저는 얼마 안 남았는지 알았는데요.” 하며 깜짝 놀라는 표정이다.

앞으로 3km 남았으면 거의 오신 거나 다름없지요! 저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매년 봄이면 소풍을 차밭으로 다녔는데 걸어서 다녔거든요!

 

그런데 여기가 보성읍과 차밭의 꼭 중간이거든요!”하였더니 아가씨들은 또 다시 빙긋이 웃으며 아저씨 고맙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하며

다시 차밭을 향하여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나는 아가씨들을 뒤로하고 삼산마을을 지나 녹차 밭이 있는 대한다업 입구에서

 

사무실을 향하여 천천히 달려가고 있는데, 다정스럽게 팔짱을 끼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연인들, 유모차를 밀면서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젊은 부부,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똑 같은 옷을 입고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씩씩하게 걷는 어린이 집 아이들,

 

많은 사람들이 차밭을 향하여 삼나무 숲길을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다 보니

빨간 오토바이는 그저 천천히 사람들 사이를 이리저리 피하여 삼나무 숲 중간에 있는 입장권 파는 곳에 조그만 택배 하나를 배달하려고

 

잠시 오토바이를 세우려는데 누군가 등 뒤에서아찌! 안냐세오~!”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뒤 돌아보자

젊은 아주머니 한 분께서 활짝 웃는 얼굴로 네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 어린이에게뒤에서 인사하면 네가 인사하는 줄 어떻게 아시겠니?

 

! 아저씨를 보면서 다시 인사해봐!” 하자 어린이는 방글방글 웃으며 다시아찌! 안냐세요~!”하며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납죽 엎드려 절을 하였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뻐 쪼그리고 앉으면서 양팔을 크게 벌리고 예쁜 아가가 집배원 아저씨에게 인사했어?

 

! 이리와 봐!” 하였더니 어린이는! ! ! ! 뛰어오더니 내 품에 덥석 안긴다. 나는 품에 안긴 어린이를 번쩍 들어

하늘 높이 올렸다 내려놓으면서 아차!” 하고 후회를 하였다. 평소에는 언제나 주머니에 동그란 알사탕 몇 개를 꼭 넣어 가지고 다녔는데

 

바지를 갈아입고 왔기 때문에 오늘따라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가야! 미안해서 어쩌지?

오늘따라 너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다음에 혹시 너를 만나면 아주 맛있는 사탕을 줄게 자! 약속!” 하며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어린이도 따라서 내밀며 방실방실 웃는다. 그런데 다음에 정말 그 어린이를 만날 수가 있을까?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은데.

    

어린이 집 어린이들이 오늘은 어디를 가는 것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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