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모든 것은 내가 노력하기 나름

큰가방 2017. 9. 16. 14:06

모든 것은 내가 노력하기 나름

 

한밤중에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깨어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억수같은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휴대폰에 띠로링!’신호가 와서 열어보니 오늘 0250분 전남 호우경보, 산사태, 상습침수 등 위험지역 대피, 외출자제 등 안전에 주의하세요.’라는

 

국민안전처(國民安全處)에서 보낸 문자가 와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농촌은 비가 오지 않아 야단인데 산사태나 침수 같은

나쁜 일만 일어나지 말고 많은 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생각해본다. 전남 보성읍 우산리 주공아파트 뒤쪽 농로 길을 천천히 걷고 있는데

 

휴대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여보세요!” “친구! 나여! 잘 있는가?” “! 그래! 나는 항시 잘 있는 사람인데 자네는 요즘도 계속 바쁜가?

엊그제 모임에도 나오지 않고!” “어쩌다보니 모임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 버렸네! 미납회비는 통장에 넣어 줄 테니 번호 좀

 

휴대폰에 찍어주게!” “알았네! 그런데 자네가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관정(管井)은 어떻게 잘 추진되고 있는가?” “관정이라는 게 그냥

개인 집 우물 파듯 하는 것이 아니고 먼저 위치를 결정한 다음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중 일세!

 

그리고 모든 비용을 군()에서 부담하는 것도 아니고, 전기(電氣)시설 비용은 마을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그것을 사람들이 좋아할지

싫어할지도 모르겠고, 하여튼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닐세!” “그런다고 그런 비용을 마을 일을 보고 있다는 이유로 자네가 부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까 복잡하다는 거지 안 그런가? 제발 오늘이라도 하늘에서 빵꾸났다는 소리가 들리게 비 좀 몽땅 내려줬으면 정말 좋겠네!”

자네가 그렇게 기다리고 있으니 이제 곧 하늘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거야! 그럼 수고하게!”하고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금년에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더 가물었다는 생각을 해보며 농로 길을 천천히 걷고 있는데 형님! 오랜만입니다.”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후배 한 사람이 논()에서 피를 뽑다 말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아니 자네가 여기 웬일인가?”

 

여기가 제 논이거든요.” “그래~! 작년에는 나이 좀 많이 드신 분이 농사를 짓고 있어서 나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럼 자네 페인트(paint) 가게는 안하고 농사로 전업했는가?” “아니요! 그게 아니고 가게는 그대로 집사람에게 맡겨놓고 틈나는 대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 요즘은 페인트 사업 수입(收入)이 별로 없던가?” “요즘은 하도 불경기가 되어서 누가 집을 고치거나 페인트칠하려는 사람도 없고

또 아파트 같은 고층건물에서도 아무 연락이 없다 보니 직원들 월급 줄 형편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임대로(賃貸料)라도 아끼려고

 

가게는 대충 정리해서 집사람에게 맡기고, 저는 옛날에 사두었던 논이 몇 마지기 있고 또 대신 지어달라고 부탁 받은 논도 있고 해서

이렇게 다시 농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럼 자네는 예전에 농사를 지어 본 경험이 있었는가?” “제가 어릴 때는 농사를 많이 지었지요.”

 

그래도 그때와 지금은 농사짓는 방법이 많이 다를 텐데 어떻게 잘 적응이 되던가?” “옛날과 지금 농사짓는 방법이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어요.

잘 모르는 것은 주위의 농사짓는 분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문의하면 잘 알려주거든요.” “그래~! 그럼 수입은 페인트 가게보다 어떻던가?”

 

모든 것이 그렇더라고요. 페인트 가게나 농사나 내가 노력하는 만큼 수입이 있는 것이지 나는 가만있는데 수입이 나면 얼마나 나겠어요?”

    

가을이 다가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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