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거리기

친구들과 제2의 인생

큰가방 2018. 3. 10. 14:18

친구들과 제2의 인생

 

집에서 여기저기를 들썩거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나다. 여기 식당인데 지금 경래하고, 기순이랑 식사하려고 왔거든

이리 올 수 있겠냐? 오랜만에 넷이서 밥 한 끼 하자.” “그래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 금방 갈게!”전화를 끊은 다음 친구들이 기다리는 식당으로 향했다.

 

~ 정말 오랜만이다.” “내가 여기 다녀 간지 3년이 넘었으니 그렇지!” “벌써 그렇게 됐냐? 세월 정말 빠르다.”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너 건강은 어떠냐?” “나는 좋은 편이야. 그런데 너는 직장에서 퇴직(退職)하고 요즘 무엇하고 지내냐?”

 

집에 조그만 텃밭이 하나있거든 그것 좀 관리하고,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고, 운동도 하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던데

그러면 너는 무엇하는데?” “내 밑에 동생 알지?” “영식이 말이지? 알지 왜 모르겠냐?” “그 동생이 명함(名銜) 만드는 출판업을 하고 있는데

 

일손이 부족하다는 거야! 그래서 나보고 도와달라고 해서 보름째 하고 있는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데 정말 힘들더라고!”

그러면 못하겠다고 사표 냈냐?” “아니 사표 낸 게 아니고 53일이 석가탄신일 쉬는 날이니 4일 날만 일하면 5,6,7일까지 연휴 아니냐?”

 

그렇지!” “그래서 4일 하루 연차(年次)내고 5일 동안 쉬겠다고 동생에게 허락 받고 온 거야.” “그럼 니 동생이 사장이고 너는 직원이냐?”

그런 셈이지! 그러나 어찌되었건 직장에서 퇴직하고 집에서 할 일 없이 빈둥거리지 않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 “정말 잘했다~!”

 

그리고 옆에 있는 친구에게. “너는 요즘 무엇하고 지내냐?” “나는 택시 운전하고 있어.” “그럼 택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거냐?”

그렇진 않아! 그 직업도 일종의 자격시험이 있거든, 그러나 나는 직장에서도 운전을 했기 때문에 별로 어렵지 않더라고.”

 

그럼 퇴직하고 운전하기 전에 무엇하고 지냈는데?” “무엇하고 있었겠냐? 매일 바둑을 두던지, 그렇지 않으면 화투를 치든지,

또 장기를 두던지, 그러다보니 돈이 많이 들어가!” “왜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냥 두면 심심하니까 내기 바둑,

 

내기 화투를 매일 하다보면 돈이 안 들어가겠냐?” “얼마나 들어갔는데?” “몰라! 적게 들면 한 달에 몇 십 만원에서 많이 들면

백만 원이 넘게 들어갈 때도 있어서 그래서는 안 되겠더라고!” “그랬으면 운전하기를 잘했다~! 어찌되었건 운전하면서는

 

화투나 바둑을 둘 수 없으니 돈은 안 들어갈 거 아닌가!”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 앉아있는 친구의 휴대 전화 벨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여보세요! ~ 나여! 으찬다고? 앰프를 고쳐갖고 왔다고? 그란디 으짜까? 나 지금 친구들 하고 밥 좀 묵을라고 여그 나와 부렇는디!

 

내가 읍어도 괜찬한가? 그라문 그냥 설치해 놓고 가소! 어이 그라문 수고하소 잉!”하고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친구에게 물었다. “

무슨 전화인데 앰프를 설치하라는 건가?” “내가 우리 마을 일을 보고 있는데 며칠 전 앰프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주민들에게 전달할 사항을

 

방송(放送)을 못하고 있어 굉장히 불편했는데 오늘 고쳐 왔다고 전화가 왔구만.” “그럼 자네가 마을 이장님이신가?”

퇴직하자마자 마을에서 떠맡기는데 그것 참 곤란하더라고 그래서 할 수 없이 하고 있어!” “사람들은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하면

 

집에 그냥 뒹굴뒹굴 하면서시간이 가지 않는다!’고 푸념을 한다는데 자네들은 퇴직 후에도 집에서 쉬지 않고 2의 인생을 멋지게 시작하였으니 좋은 일 아닌가? 앞으로도 건강에 힘쓰면서 더 열심히 파이팅하기로 하세!”  

    

구몽산에서 바라 본 전남 보성읍 옥평리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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