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자전거의 추억 빨간 자전거의 추억 1977년 12월 전남 목포우체국에서 내가 처음 집배원 발령을 받아 전남 신안 안좌우체국에서 근무하던 때, 그 시절에는 동그란 모자를 쓰고 오토바이 대신 빨간 자전거 핸들에 큰 가방을 걸고 우편물을 배달하던 때였는데, 아마도 모를 심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때는 지.. 빨간 우체통 2016.10.09
"그때는 그랬어!" “그때는 그랬어!”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릴 듯 강열한 폭염(暴炎)을 쏟아 붓는 하늘의 태양 때문에 시작된 무더위와의 싸움은 벌써 보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지만 푸르름이 가득한 시골 들녘에는 하얀 옷을 입은 백로(白鷺) 한 쌍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이 논에서 저 논.. 빨간 우체통 2016.08.21
파리 꼬이던 날 파리 꼬이던 날 전남 보성읍 삼산 마을 중간쯤 대문 앞에 빨간 오토바이를 잠시 세우고 택배를 배달하려고 적재함에서 아이스박스 하나를 꺼내 마당으로 들어서자 할머니께서“우메! 소포가 얼렁도 와부렇네! 어지께 보낸다고 전화 왔드만!”하며 반기신다. “반찬이 도착했나 봐요! 누.. 빨간 우체통 2016.08.07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 아침 식사를 끝내고 출근하려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날이니 쉬는 날이지!”하며 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었다. 1977년 내가 처음 전남 신안 안좌우체국에 집배원 발령을 받아 1년쯤 근무하였을까? 그때는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연하장과 크리스마스카드가 매일 .. 빨간 우체통 2015.12.27
옛날 이장과 요즘 이장 옛날 이장과 요즘 이장 전남 보성 회천면 장목마을 맨 윗집 마당으로 들어서자 영감님께서 마루에 앉아 방금 삶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고구마를 잡수고 계시다 나를 보고 “어야! 마침 잘 왔네! 이루와서 이것 잔 자시고 가소!”하며 반기신다. “그렇지 않아도 배가 출출하던 참인.. 빨간 우체통 2015.12.20
"내가 우리 동네 마담이여!" “내가 우리 동네 마담이여!" 10월의 중순으로 접어들자 그렇게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시골 들녘의 쪽파 씨 파종 작업도 어느덧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는데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벼를 모두 베어낸 텅 빈 논에서 먹이를 찾던 수십 마리 참새 떼들이 빨간 오토바이 소리에 놀랐는지 갑.. 빨간 우체통 2015.12.13
사탕 한 알 사탕 한 알 전남 보성읍 덕정마을의 응달쪽 마당으로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들어서자 할머니께서 방문을 열고 “우메! 반간 양반이 오셨네! 우리 집 뭔 존 소식 갖고 왔어?” 하며 반기신다. “오늘은 국가보훈처에서 신문이 왔네요!”건네 드리며 “그제 저에게 전화하신 약은 어떻게 되.. 빨간 우체통 2015.12.06
"나는 으짜라고?" 나는 으짜라고? 4월 하순으로 접어들자 날씨는 완연한 봄 날씨로 변하여 시골마을을 향하여 가는 길 옆 양지쪽에는 어느새 이름 모를 새싹들이 파릇파릇 움 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농촌 들녘에는 농부들이 이제부터 시작될 농사철을 대비하기 위하여 벌써부터 퇴비를 트랙터에 실어 와 논.. 빨간 우체통 2015.11.14
속없는 여자들 속없는 여자들 전남 보성읍 덕정 마을 가운데 집 마당으로 들어서자 할머니께서 마루 한쪽에 도마를 놓고 고기를 썰고 계시다 나를 보고 반갑게 맞이하신다. “아저씨! 우리 집이 어지께 지사 지내고 남은 반찬 잔 동네사람들 나놔 줄라고 지금 썰고 있어 그랑께 되야지(돼지) 괴기하고 .. 빨간 우체통 2015.11.07
할머니의 사랑 할머니의 사랑 오늘도 우편물을 배달하러 시골마을로 길게 이어지는 좁은 길을 천천히 빨간 오토바이와 함께 달려가고 있는데 길 위쪽 한 아름이나 되는 커다란 상수리나무 밑에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 위를 진한 황갈색 알록달록한 것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어? 저.. 빨간 우체통 201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