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115

"농사짓기는 정말 힘들어!"

"농사짓기는 정말 힘들어!" 6월이 시작되면서 들꽃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산골짜기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산새들은 여기저기 모여 앉아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는지 어느새 저만치에서 누가 부르지도 않은 7월이 문을 활짝 열고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어서와!”하며 반겨주었다. “7월이 되자마자 날씨가 굉장히 무더워졌는데 어떻게 잘들 지내셨는가? 집안은 다 무고하시고?”인사를 건네는 순간 친구 한사람이 허겁지겁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늦어서 미안허시 내가 바쁜 일이 좀 있어 조금 늦었네!” “바쁜 일이라면 무슨 일 인데?” “자네들도 아시다시피 금년에 날씨가 너무 가물다보니 논에 물..

꼼지락 거리기 2022.09.03

친구와 탈모

친구와 탈모 오늘은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늦지 않도록 식당으로 향하여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서와!”하고 먼저 온 친구들이 반겨주었다. “코로나19시대 잘들 살았는가?” “잘 살았으니 이렇게 나타났지 못 살았으면 여기 나타났겠는가?” “자네 말을 들어보니 정말 그러네! 그런데 한사람이 안 보이는데! 이 사람 왜 이렇게 늦을까?”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식당 문이 열리더니 “먼저들 오셨는가? 내가 이발좀 하고 오느라 조금 늦은 것 같네!”하며 친구가 들어오는데 평소에는 쓰지 않던 모자를 깊이 눌러 쓰고 머리를 아주 짧게 깎은 것 같았다. “자네 갑자기 무슨 모자를 쓰고 다니는가? 그리고 머리도 굉장히 짧은 것 같은데.” “그게 요즘 곤란한 일이 생겨서 그러네.” “무슨 곤란한 일이 있어 그러는데?” “요즘 ..

꼼지락 거리기 2022.08.20

야한 동영상 때문에

야한 동영상 때문에 여름이 시작된다는 입하(立夏)가 지나면서 멀리보이는 산에는 푸르름이 가득하고 시골 들녘에는 부지런한 농부들이 모내기 준비에 한창인데, 시골마을 입구에 서 있는 커다란 아카시나무에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 하얀 꽃들이 마치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채 지나가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꽃을 바라 본 순간 아주 오래전, 먹거리가 귀했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하얀 꽃을 한 움큼 따서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달착지근하면서도 향긋한 아카시향이 입안 가득했는데 그 시절 나와 함께 꽃을 따먹던 친구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 잠시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 순간 “어야~ 동생!”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예~에!” 대답하자 “자네는 먼 생각을 하길래 그라고 불러도 몰르고 있..

꼼지락 거리기 2022.07.16

결혼하는 순서

결혼하는 순서 눈(雪)이 내린다! 지난겨울 기나긴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어도 단 한 번도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고 찬바람만 강하게 불어대던 날씨가, 4월이 시작되자 길가에 길게 늘어선 벚나무 가지에 꽃눈들이 부풀어 오르면서 하얀 벚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더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한겨울 하얀 눈 쏟아지듯 나비 같은 꽃눈이 되어 아름답게 내리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동생 오랜만일세!”하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나를 보고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자네 덕분에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네! 그란디 으디 아픈 디는 읍는가?” “아직은 다행스럽게 아픈 데는 없는데 형님은 어떠세요?” “..

꼼지락 거리기 2022.07.02

치매 때문에 생긴 일

치매 때문에 생긴 일 오늘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늦지 않도록 식당으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 “어서와!”하며 반겨주었고 잠시 후 음식이 나와 식사를 하는데 “따르릉! 따르릉!”휴대폰 벨이 울리면서 “여보세요!”하며 친구가 가만히 일어서더니 자리를 피하여 전화를 받고 돌아왔다. “누구에게 온 전화인데 그렇게 소리도 없이 받고 왔는가?” “우리 처남이 죽었다는 연락이 왔네.” “처남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 “올해 예순 세 살이야!” “그러면 평소에 무슨 지병(持病)이라도 있었을까?” “그게 아니고 몇 년 전 교통사고가 나서 머리를 다쳤는데 그 후로‘온몸이 아프다!’며 굉장히 힘들어하더니 어느 순간 치매로 돌아서더라고, 그리고 후유증으로 고생도 참 많이 했는데 결국은 하늘나라도..

꼼지락 거리기 2022.06.04

예기치 못한 사고

예기치 못한 사고 어제 밤을 지배했던 어둠을 야금야금 먹어치운 동녘의 밝고 고운 햇살은 이제 서야 퇴근 준비를 서두르는 달님을 붙잡고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숲속 길 한쪽 웅덩이에 모여 있는 낙엽들은 아까부터 계속‘바스락!’거리며 이야기를 주고받다 ‘너희들 이제 어디로 갈 거냐?’묻자 벌떡 일어나더니 내 뒤를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천천히 내려오는데 마을 형수님께서 “엊그제 제암산에서 내려오다 길이 미끄러서 혼났단 말이요!”하고 입을 열었다. “길이 어떻게 미끄럽던가요?”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서 그런지 낙엽들이 두껍게 쌓여있으니까 이것이 길인지 구덩이인지 잘 모르겠고, 또 바닥에 자갈이 깔려있는 곳에 낙엽이 쌓여있으니 거기를 지나면서 조심하지 않으면 금방 넘어지게 생겼더라..

꼼지락 거리기 2022.03.26

감기와 코로나19

감기와 코로나19 관주산 단풍나무 숲을 천천히 걷다 무심히 땅에 떨어진 빨간 단풍나무 잎 한 장을 주우려는데 갑자기 여기저기 나뭇잎들이 서로‘내가 따라가겠다!’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 “너희들 질서 없이 이러면 안 되니까 줄을 서라! 줄을 서!”하는 순간 어디선가 불어 온 싸늘한 바람이 나뭇잎을 잠재우고 겨울을 향하여 끝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오늘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늦지 않도록 시간을 맞춰 식당으로 향했다. “친구들 오랜만일세!” “그래! 어서와!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 집안에 별일은 없으시고?” “요즘 같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별일이 있으면 되겠는가?”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옛날에 신종 플루나 사스, 메르스 같은 질병들은 얼마가지 않아 종식되었는데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 같은 병은 ..

꼼지락 거리기 2022.02.26

친구 누님과 우슬 뿌리

친구 누님과 우슬 뿌리 며칠 동안 겨울을 잊은 듯 따스하기만 하던 날씨가 어젯밤 늦게부터 불어오던 찬바람 때문인지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자 코끝이 시릴 정도의 싸늘하게 퍼져오는 냉기(冷氣)가 계절은 어느새 겨울 깊숙이 들어섰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오늘도 운동(運動)삼아 보성읍 우산리에 있는 구마산을 돌아 천천히 집으로 향하고 있는데 햇볕이 잘 드는 양지쪽에 놓여있는 의자에 할머니 한분이 앉아 있어 무심히 가까이 다가섰는데 친구의 큰누나였다. “누님! 안녕하세요?”인사를 하자 고개를 돌리더니 “우메! 우리 동상이 오늘은 먼 일이다냐? 여그서 얼굴을 다 보고! 그란디 으디 갔다 와?” “운동 삼아 저쪽 구마산을 다녀오느라고요.” “그래~에! 인자 직장에서는 정년 퇴직했제~잉?” “작년에 했어요. 제가 영래..

꼼지락 거리기 2022.02.05

강릉 경포대 해변에서

강릉 경포대 해변에서 다음날 (10월 20일) 아침 저의 일행은 강원도 오대산으로 향하던 중 아침 식사를 하러 식당을 찾아 강릉 경포대 앞을 지나면서 해변을 바라보았는데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광경이란 바로 거친 파도가 쉴 새 없이 밀려오고 밀려가고 있었습니다. 강릉 경포대 솔밭입니다. 저의 선배님입니다. 저도 인증샷 한 장은 남겨야하겠지요? 저의 선배님입니다. 저의 친구도 인증샷 한장 "김치~~~" 기왕이면 웃으면서 "김치!~~~"

산(山) 이야기 2021.12.28

천봉산

천봉산 지난 2021년 10월 11일 저의 일행은 천봉산으로 향하였습니다. 천봉산은 제가 살고있는 전남 보성군 문덕면에 위치해 있는 산입니다. "아이고~ 힘들다!" 저의 선배님입니다. 얼마나 산을 올랐을까? 짙은 안개가 피어 오르기시작하였습니다. "기왕이면 김치하소!" 저의 친구입니다. 까치봉 정상에 도착하였는데 "오늘은 굉장히 힘 드네!" 저의 선배님입니다. 저도 인증샷 한장은 남겨야하겠지요? "김치~~~" 잠시 주춤한 것 같았던 안개가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것 같았는데 짙은 안개와 함께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한번 내리기 시작한 비는 언제 그칠 줄 알 수 없어 신속히 산을 내려와야 하였습니다.

산(山) 이야기 2021.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