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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 원짜리 벌초

7만 원짜리 벌초 관주산 정상에서 선배 한분과 함께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데‘띠로리! 띠로리!’선배의 휴대폰 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래 나다! 점심 먹었냐고? 아직 안 먹었는데 왜 그러냐? 이제 먹으러 가야지 그런데 무슨 일이냐? 응! 그래~에! 그래도 우리 동생이 최고구나! 그런데 그건 그냥 놔둬라, 내 용돈은 충분히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 돈으로 저녁에 맛있는 것이나 사서 제수씨하고 같이 먹어라! 뭐가 서운하것냐? 그런 말을 하지 말고 나 하나도 안 서운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 다음부터는 혹시라도 그런 일은 절대 맡아오지 말아라! 그래 알았다, 끊는다.”하고 전화를 끊는 것을 보고 “누구에게 온 전화인가요?” 물었더니 “우리 막둥이 동생에게 온 전화인데 엊그제 벌초를 같이 했는데 일당 준다고..

꼼지락 거리기 2021.11.20

형님의 빈자리

형님의 빈자리 관주산 정상에서 후배 한사람과 천천히 산을 내려오는데 어디선가 풀 베는 기계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니 길 아래쪽에 위치한 산소에서 누군가 예초기를 이용하여 벌초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수고하십니다.”인사를 건네자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아니 형님! 여기는 어쩐 일이세요?”하며 풀 베는 기계를 내려놓고 반갑게 웃는다. “그러고 보니 동생 자네였는가? 정말 오랜만일세!” “그러게요.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산에 운동하러 왔다가 내려가는 길이네. 그런데 자네는 지금도 직장에 근무하는가?” “아니요! 지난 7월부터 6개월간 공로연수 중이거든요.” “그러면 연수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정년퇴직이 되는 것이네! 나는 나만 나이를 먹고 사는 줄 알았는데 자네도 벌써 정년퇴직할 ..

꼼지락 거리기 2021.10.23

벌초하는 사람들

벌초하는 사람들 우리민족의 대 명절 추석(秋夕)이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직도 그칠 생각이 없는지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데, 어디선가“깍~깍~깍~깍”마치 까치가 내는 비슷한 소리가 들려왔다. ‘금년에는 가을장마 때문에 비가 자주 내리는 구나! 요즘 과일이나 곡식이 영글어 갈 때인데 이러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데! 이 비가 지난여름 폭염(暴炎)이 쏟아질 때 내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보성읍 주봉리 뒤쪽 관주산 등산로(登山路)에 막 들어섰는데 “어이~ 같이 가세!”하는 소리가 들려 뒤 돌아보았더니 선배 한분과 후배가 나를 부르며 빙긋이 웃고 있었다. “산(山)에 가시게요?” “집에 있어봐야 별로 할 일도 없는데 부지런히 산에라도 다녀야지 안 그런가?” “..

꼼지락 거리기 2021.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