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3

선배와 다이어트

선배와 다이어트 관주산 숲길을 천천히 걷고 있는데 앞에서 선배님 한분이 쪼그리고 앉아 무엇인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형님! 거기서 무엇하고 계세요?” 묻자 나무줄기에 앉아 즙을 빨아먹는 조그만 하얀 꽃처럼 생긴 벌레를 가르치며 “이것이 먼 벌레란가? 나는 첨 본 것인디 생긴 것은 꼭 째깐한 꽃 같이 생겼는디 만질라고 그라문‘톡! 톡!’뛴단 마시!” “그거요? 그게 벼룩벌레라고 하던데요.” “그래! 세상에는 벼라별 것들이 다 있네 그려 나는 첨에 저것이 멋인고? 그랬네!”하며 유심히 나를 훑어보더니 “자네는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뒤로 몸이 더 안 불든가?” “몸이 안 불다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랑께 체중이 더 많이 안나가드냐 그 말이여!” “처음에 막 퇴직하고 나서는 잘 모르겠더니 몇 개월 지..

꼼지락 거리기 2022.09.11

'할머니가 머시여? 할머니가!"

"할머니가 머시여? 할머니가!" 선배 한분과 함께 회관 앞을 지나가는데 “아제! 으디 갔다 와? 안 바쁘믄 이루와서 커피 한잔 자시고 가!”하고 마을 아짐께서 부르셨다. “저는 아가씨들 많은 곳에는 부끄러워 못 가는데 어쩌지요?” “머시 으짠다고? 아가씨 만한디는 여루와서 못 온다고? 별노무 소리를 다하네! 잔소리 말고 얼렁 이루와!”하셔서 못 이기는 척 선배와 함께 신발을 벗고 회관으로 들어서자 “이루 와서 앙그씨요! 그란디 모처럼 아제들 오샜는디 지금은 자실 것이 커피하고 음료수뿐이 읍응께 그리 알고 맛이 읍드라도 기양 자셔 잉!”하면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를 한 잔 내 놓는 순간 “수박 있습니다. 참외도 있어요. 맛있는 바나나도 있고 체리와 블루베리 등 각종 맛있는 과일을 실은 차(車)가 ..

꼼지락 거리기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