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의 허와 실 관주산에서 선배 두 분과 천천히 내려오는데 “저쪽에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네!”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얼른 보기에도 3~40년은 되었을 것 같은 커다란 소나무의 잎이 모두 말라 죽은 것처럼 보였다. “왜 죽었을까요? 나무가 저 정도 되려면 꽤 오래 키워야 할 텐데 아깝네요.” “그러게 말이야! 혹시 누가 제초제(除草劑) 뿌려 놓은 건 아닐까?” “누가 나무와 원수가 져서 여기까지 와서 그걸 뿌리겠어요?” “그러게 말일세! 그런데 옛날에는 농약(農藥)을 잘못 뿌려 혼난 사람들이 많았어.” “정말 그랬어요?” “우리 건너 마을 박(朴)씨라고 자네 아는가?” “차(車) 가지고 다니며 장사하는 분 말씀이지요?” “그렇지! 그런데 그 사람이 원래 장사를 했던 게 아니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