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6

"농사짓기는 정말 힘들어!"

"농사짓기는 정말 힘들어!" 6월이 시작되면서 들꽃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산골짜기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자 산새들은 여기저기 모여 앉아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그 순간에도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는지 어느새 저만치에서 누가 부르지도 않은 7월이 문을 활짝 열고 웃는 얼굴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식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어서와!”하며 반겨주었다. “7월이 되자마자 날씨가 굉장히 무더워졌는데 어떻게 잘들 지내셨는가? 집안은 다 무고하시고?”인사를 건네는 순간 친구 한사람이 허겁지겁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늦어서 미안허시 내가 바쁜 일이 좀 있어 조금 늦었네!” “바쁜 일이라면 무슨 일 인데?” “자네들도 아시다시피 금년에 날씨가 너무 가물다보니 논에 물..

꼼지락 거리기 2022.09.03

산비둘기와 들 고양이

산비둘기와 들 고양이 이른 새벽부터 들려오는 새들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에‘오늘은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었는데 누군가 ‘안녕하세요?’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어젯밤 살며시 빨갛고 예쁜 꽃을 흐드러지게 피워낸 명자나무가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어 ‘금년에도 잊지 않고 찾아와 예쁜 꽃으로 봄소식을 전해주어 정말 고맙다.’는 마음이다.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는데 나무위에서 다람쥐 두 마리가 ‘쪼~르~르!’내려오자 선배 한분이 입으로‘쭙~ 쭙~ 쭙~ 쭙!’소리를 내자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 일행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오려는 듯 하는 순간, 옆에 있던 후배가‘에~취~~~이!’재채기를 하자 쏜살같이 나무위로 올라가 버렸다. “에이~ 사람이~ 이제 막 다람쥐하고 대화를 시작하려는 중요..

카테고리 없음 2022.06.18

농사짓는 새들?

농사짓는 새들?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의 하나로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지났으나 붉은 태양은 오늘도 쉴 새 없이 폭염을 사정없이 쏟아 부으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들녘의 벼들은 어제 보다 조금 더 누렇게 변해 고개를 숙이고, 가을 잠자리 몇 마리 천천히 푸른 하늘을 비행하며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마을 형님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섰는데 비둘기 서너 마리가 담벼락에 기대어 세워놓은 참깨 다발 사이에서 바닥에 떨어진 참깨 알을 주워 먹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본 형님께서“워이~”쫓는 시늉을 하자‘후다닥~’ 재빨리 건너편 전기 줄 위로 날아가 앉더니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건너편 그늘에서 고추를 다듬고 계시던 마을 형수님께서 “아니..

꼼지락 거리기 2021.10.16

새들과의 전쟁

새들과의 전쟁 길을 가다 우연히 누구네 집 울타리 가에 활짝 핀 봉선화 꽃을 보았는데 그 순간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1960년대 이맘때쯤 봉선화 꽃이 피면 동네의 누나들은 꽃잎을 따서 돌 위에 놓고‘콩! 콩!’찧은 다음 꽃잎을 콩알만큼 떼어 손톱위에 놓고 비닐로 둘둘 감아 묶어놓으면 다음날 예쁜 꽃물이 들었는데 요즘에도 그렇게 봉선화물을 들이는 사람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데 “어이! 동생!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불러도 모르고 있는가?”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활짝 웃고 있었다. “형님 오셨어요?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이세요?” “그냥 집에 있기 심심해서 나와 봤네!” “그럼 요즘에는 할 일이 없으신가요?” “시골에서 ..

꼼지락 거리기 2020.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