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4

선배와 다이어트

선배와 다이어트 관주산 숲길을 천천히 걷고 있는데 앞에서 선배님 한분이 쪼그리고 앉아 무엇인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형님! 거기서 무엇하고 계세요?” 묻자 나무줄기에 앉아 즙을 빨아먹는 조그만 하얀 꽃처럼 생긴 벌레를 가르치며 “이것이 먼 벌레란가? 나는 첨 본 것인디 생긴 것은 꼭 째깐한 꽃 같이 생겼는디 만질라고 그라문‘톡! 톡!’뛴단 마시!” “그거요? 그게 벼룩벌레라고 하던데요.” “그래! 세상에는 벼라별 것들이 다 있네 그려 나는 첨에 저것이 멋인고? 그랬네!”하며 유심히 나를 훑어보더니 “자네는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뒤로 몸이 더 안 불든가?” “몸이 안 불다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랑께 체중이 더 많이 안나가드냐 그 말이여!” “처음에 막 퇴직하고 나서는 잘 모르겠더니 몇 개월 지..

꼼지락 거리기 2022.09.11

새들과의 전쟁

새들과의 전쟁 길을 가다 우연히 누구네 집 울타리 가에 활짝 핀 봉선화 꽃을 보았는데 그 순간 나의 어린 시절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게 살았던 1960년대 이맘때쯤 봉선화 꽃이 피면 동네의 누나들은 꽃잎을 따서 돌 위에 놓고‘콩! 콩!’찧은 다음 꽃잎을 콩알만큼 떼어 손톱위에 놓고 비닐로 둘둘 감아 묶어놓으면 다음날 예쁜 꽃물이 들었는데 요즘에도 그렇게 봉선화물을 들이는 사람이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데 “어이! 동생! 무슨 생각을 하고 있기에 그렇게 불러도 모르고 있는가?”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활짝 웃고 있었다. “형님 오셨어요? 그런데 어디 가는 길이세요?” “그냥 집에 있기 심심해서 나와 봤네!” “그럼 요즘에는 할 일이 없으신가요?” “시골에서 ..

꼼지락 거리기 2020.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