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3

5일 시장에서

5일 시장에서 오늘은 5일마다 한 번씩 열리는 장날이어서 집사람과 함께 시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뻥튀기 가게에서 누룽지와 떡국 떡 말린 것 그리고 쌀을 섞은 뻥튀기재료를 주인에게 건네며 “이것 맛있게 잘 좀 튀겨주세요.”부탁하자 내용물을 확인하더니 “재료를 깨끗하게 해오셨네요. 여기 놔두고 다녀오실 곳이 있으면 다녀오세요. 제가 잘해 놓을게요.” 해서 집사람에게 ‘장을 보고오라!’하고“저는 시간이 있는데 순서가 될 때까지 여기 앉아 기다려도 괜찮지요?” 하고 의자에 앉아 뻥튀기가 튀겨질 때까지 기다리는데 할머니 한분이 검은색 비닐봉지를 주인에게 내밀며 “요거이 강냉이 몰린 것인디 물 끼래 묵을랑께 꼬숩게 잘 튀여줘! 알았제?” “보리차용으로 튀겨달란 말씀이지요? 잘 알았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순서가 되..

꼼지락 거리기 2022.08.27

결혼하는 순서

결혼하는 순서 눈(雪)이 내린다! 지난겨울 기나긴 가뭄이 계속되고 있었어도 단 한 번도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고 찬바람만 강하게 불어대던 날씨가, 4월이 시작되자 길가에 길게 늘어선 벚나무 가지에 꽃눈들이 부풀어 오르면서 하얀 벚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더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한겨울 하얀 눈 쏟아지듯 나비 같은 꽃눈이 되어 아름답게 내리고 있었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고 있는데 “동생 오랜만일세!”하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잘 아는 선배께서 나를 보고 빙긋이 웃고 있었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계셨어요?” “자네 덕분에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네! 그란디 으디 아픈 디는 읍는가?” “아직은 다행스럽게 아픈 데는 없는데 형님은 어떠세요?” “..

꼼지락 거리기 2022.07.02

딸이 더 좋아

딸이 더 좋아 우리 민족의 큰 명절 추석(秋夕)이 지나자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수없이 어디론가 떼 지어 날아가고 빨간 고추잠자리 한 마리 시골 들녘에 누렇게 익어 고개를 푹 숙인 벼 위를 한가롭게 비행하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수 십 마리의 참새들이 이 논에서 저 논으로‘우~루~루!’몰려다니고 있어‘애들아! 너희들이 그렇게 몰려다니니까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거야!’하였지만 아무 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관주산 정상 아래쪽에 설치된 허리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기구에서 ‘하나! 둘! 셋! 넷!’ 운동을 하다 잘 아는 형수(兄嫂)께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추석은 잘 지내셨어요?”인사하자“예! 덕분에 잘 지냈어요. 시아제는 어떻게 명절이랑 잘 지냈어요? 애기들이랑 왔다 가고?” “왔다가긴 했는..

꼼지락 거리기 2020.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