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와 탄저병 오늘은 마을의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참석한 다음, 선배 한 분과 함께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길 옆 넓은 밭에 굵직굵직하고 커다란 고추들이 빨갛게 잘 익어가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형님! 금년에는 고추농사가 괜찮아보이나요? 여기서 보면 좋아 보이기는 하는데요.” “그런가? 그런데 멀리서 보는 것과 가까이서 보는 것은 다르거든, 어디 한번 가까이 가보세!”하고 고추밭으로 다가서자 빨갛게 잘 익어가는 고추가 있는가 하면 말라비틀어진 것들과 빨갛게 잘 익어가다 병이 들었는지 그대로 썩어가는 것도 보였는데 그 모습을 본 선배께서 “저게 모두 탄저병 때문인데 이 사람이 농사를 잘 지은 줄 알았더니 엉망일세! 밭을 왜 이래 놨을까?”하며 안타까운 표정이다. “약을 제때에 뿌리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