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4

제일 쓸쓸했던 설날

제일 쓸쓸했던 설날 ‘오늘 밤에는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리겠으니 도로 결빙으로 인한 미끄럼에 주의하시고 수도 동파 등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했는지 아침에 창문을 열자 어젯밤 많은 눈이 내려 사방이 온통 하얀 은세계로 변해있었다. “내일 모레면‘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인데 아직도 동장군(冬將軍)은 우리 곁을 떠나기 싫은 것일까? 이제 그만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체국에서 택배를 하나 보내려고 순서를 기다리는데 누군가 등을 가볍게‘톡! 톡!’두드리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 한분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형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나는 항상 잘 있어! 설을 잘 지내셨는가?” “그럭저..

꼼지락 거리기 2021.03.27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세상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세상 ‘꼬~끼~오!’엊그제까지도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던 하늘의 달님이 오늘은 오동포동한 아가씨로 변하여, 어제 밤을 지키느라 피곤에 지쳐 꾸벅꾸벅 졸고 있는 가로등을 자꾸 흔들어 깨우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장 닭들의 힘찬 외침 소리에 깜짝 놀랐는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얼른 구름 속으로 숨어버렸다. 관주산 정상에서 기구를 이용하여 ‘하나! 둘 셋! 넷!’운동을 하고 있는데 “일찍 오셨네요.”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잘 아는 선배 부인 두 분이 빙긋이 웃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간 별고 없으셨어요?” “우리 집이야 무슨 일이 있겠어요? 요즘 여기나 저기나 코로나19 때문에 야단이니 그 병만 없어지면 정말 좋겠어요.” “그러니까요. 겨울이 되면 확진 자들이 조금이라도 ..

꼼지락 거리기 2021.03.06

코로나 19와 제사

코로나19와 제사 어젯밤 살며시 찾아와 날이 새도록 재미있게 놀았던 짙은 어둠들이 새벽이 찾아오자 물러가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짙은 안개를 뿌려 놓았는지, 거미줄 위에 맑고 고운 수정 구슬들이 방울방울 반짝이는데, 새들은 아무 관심도 없는지 여기저기 모여 시끄럽게 떠들고만 있었다. 오전 9시 관주산을 향하여 부지런히 걸어가는데 앞에서 마을 형수(兄嫂) 두 분이 걷는 것을 보고 “안녕하세요? 추석은 잘 지내셨어요?” 인사를 하자 “덕분에 잘 지냈어요! 그런데 애기들은 왔다 갔어요?”묻는다. “우리는 아무도 안 왔어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오라고나 하겠어요? 그러면 형수님은 누가 왔어요?” “우리 집은 아들은 못 오고 딸만 왔다 갔어요.” “그래도 딸이라도 왔다 갔으니 조금이라도 서운면은 했겠..

꼼지락 거리기 2020.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