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6

치매 때문에 생긴 일

치매 때문에 생긴 일 오늘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늦지 않도록 식당으로 가서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온 친구들이 “어서와!”하며 반겨주었고 잠시 후 음식이 나와 식사를 하는데 “따르릉! 따르릉!”휴대폰 벨이 울리면서 “여보세요!”하며 친구가 가만히 일어서더니 자리를 피하여 전화를 받고 돌아왔다. “누구에게 온 전화인데 그렇게 소리도 없이 받고 왔는가?” “우리 처남이 죽었다는 연락이 왔네.” “처남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 “올해 예순 세 살이야!” “그러면 평소에 무슨 지병(持病)이라도 있었을까?” “그게 아니고 몇 년 전 교통사고가 나서 머리를 다쳤는데 그 후로‘온몸이 아프다!’며 굉장히 힘들어하더니 어느 순간 치매로 돌아서더라고, 그리고 후유증으로 고생도 참 많이 했는데 결국은 하늘나라도..

꼼지락 거리기 2022.06.04

친구와 어머니

친구와 어머니 길을 가다 우연히 옛날에 아주 절친했던 친구를 만났다. “자네 정말 오랜만일세! 그동안 잘 지내셨는가?” “그러게 자네는 어떤가? 직장에서 정년퇴직은 했을 것 같고 지금은 어디서 살고 있는가?” “직장에서 정년은 진작했는데 지금도 서울에서 살고 있어.” “그러면 시골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가?” “시골집에는 어머니가 살고 계셔!” “어머니가 살고 계신다고? 그러면 연세가 상당히 많으실 것 같은데?” “금년에 90세시거든.” “그러면 몸은 건강하신가?” “시골 사는 노인들이 건강하면 얼마나 건강하시겠어? 항상 여기저기 아픈 곳을 달고 사는 거지.” “그러면 정신은 괜찮으시고?” “아직까지는 괜찮으신데 시골집에서 혼자 계시다보니 누구 말벗도 없고 그래서 그런지 가끔씩 치매증상이 있는 것 같더라고..

꼼지락 거리기 2021.08.21

한 남자의 일생

한 남자의 일생 마을 형님 한분과 함께 시내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형님의 휴대폰에서‘띠~로~링!’하고 문자가 도착했다는 신호음이 들려왔다. “아이고! 요새 그노무 코로나19 조심하라고 자꼬 문자가 와싼디 이것 지우기도 성가시네!”하며 확인하더니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며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히기 시작하였다. “형님! 왜 그러세요? 혹시 무슨 일이 있나요?” “무슨 일이 아니고 안 있는가? 재작년부터 계속 요양원에 있다 엊그저께 병원으로 옮겼다는 친구 말이여! 그 친구가 죽었다고 부고장이 왔단 마시.” “그랬어요? 안타까운 일이네요.” “나하고는 진짜 깨복쟁이 친구였는디 또 한사람이 이라고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가부렇구만.”하며 허탈한 표정을 짓는다. “고인(故人)과는 얼마나 친하셨는데요?” “..

꼼지락 거리기 2021.05.08

치매와 건망증

치매와 건망증 “내일은 태풍 급의 강한 바람과 함께 곳에 따라 많은 눈이 내리는 지역이 있겠으니 주민 여러분께서는 피해가 없도록 미리 대비하시기 바랍니다.”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적중하였는지 어제 깊은 밤부터 불어대기 시작한 강풍은 날이 새도록 사나운 괴성을 지르며 여기저기 많은 눈을 뿌려대더니 아침이 되면서 조금 잔잔해진 느낌이지만 눈 위를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지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운동을 마치고 선배 두 분과 산 중턱쯤 내려왔을 때 선배 한분께서“어! 내 휴대폰이 어디 갔지?”하며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하였다. “휴대폰이 사라졌나요?” “그러니까! 아까 내가 우리 딸에게 온 전화를 받고 호주머니에 잘 넣어둔 것 같은데 이상하다?” “혹시 아까 전화 받고 전화기를 운동기구 옆에 ..

꼼지락 거리기 2021.03.20

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

백년도 못사는 우리네 인생 멀리 보이는 산(山)이 어제보다 더 녹음(綠陰)이 짙어지는 6월이 시작되면서 시골집 울타리에 빨갛게 피어난 장미아가씨는 지나가는 길손에게 수줍게 인사하는데, 무더위를 품은 바람이 찾아와 자꾸 아가씨를 흔들어 대는데도 새들은 아무런 관심조차 없는지, 마을 앞 정자나무에 모여 시끄럽게 떠들어 대고 있었다. 관주산에서 천천히 내려오고 있는데 휴대폰에서‘띠로링~’소리가 들려 열어 보았더니 후배(後輩)가 보낸 부고(訃告)장이 와 있어서 선배 한분과 장례식장(葬禮式場)으로 향했다. 그리고 상주(喪主)를 만나 조의(弔儀)를 표한 뒤 자리에 앉아 음식(飮食)을 먹으면서 물었다. “어머니는 금년 몇 살이신가?” “올해 아흔 두 살이신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마음이 안 좋네요.” “그러면 지금까지 ..

꼼지락 거리기 2020.08.01